文정부 3년동안…서울 6억 이하 아파트 67.3%→29.4% 급감

입력 2020-09-21 09:31
수정 2020-09-21 09:33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전체 지역에서 매매가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절반 이상 사라졌다. 반면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수요자가 접근 가능했던 아파트는 대폭 줄고, 기존 주택의 가격 또한 급등한 결과다.

21일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2017년 5월~2020년 6월)의 3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세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은 문 대통령 취임월인 2017년 5월에는 67.3%였으나, 2020년 6월 현재에는 29.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반면 고가 아파트는 급격히 증가했다. 같은기간 시세 9억원 초과 아파트의 경우 15.7%에서 39.8%로 그 비율이 2.5배 가량 늘어났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비중 또한 3.9%에서 15.2%로 확대됐다.

자치구 중 6억 이하 비율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강동구였다. 2017년 5월 시세 6억 이하 아파트가 74.9%에 달했지만, 2020년 6월 현재 8.9%로 급락했다. 66.0%포인트(p)가 하락한 셈이다. 같은 기간 9억원 초과 아파트는 0.4%에서 49.0%로 급등했다. 3년전 강동구 내 10집 중 7집이 6억원 아래였지만, 지금은 절반이 9억대를 형성한 것이다.

‘6억 소멸’ 현상은 서울에서 그나마 실수요자의 접근이 용이했던 강북에서 더 심각했다. 성북, 동대문, 서대문 등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대부분 아파트가 6억원 이하의 거래였다. 9억 초과 아파트는 거의 없었지만, 10채 중 2채 이상은 고가 아파트가 됐다.

성북구의 경우 97.0%에서 33.6%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9억 초과 아파트는 아예 없었다가 11.3%가 됐다. 동대문구는 6억 이하가 88.9%에서 26.0%로 줄어들 동안, 9억 초과는 없다가 20.9%로 늘어났다. 서대문구 또한 88.6%에서 26.5%로 쪼그라들었고, 같은기간 9억 초과 아파트는 0.3%→26.0%로 늘어났다.

‘마용성’과 같은 인기지역 또한 유사했다. 마포구의 경우 6억 이하 아파트가 2017년 5월 당시 54.3%였으나, 2020년 6월에는 6.1%에 그쳤다. 9억 초과는 7.1%에서 61.3%로 늘어났다. 성동구 또한 60.6%에서 2.4% 줄어든 동안, 9억 초과는 5.0%→65.6%로 늘어났다. 광진구도 6억 이하가 53.9%에서 3.5%로 급감하는 동안, 9억 초과가 12.0%에서 68.3%로 급증했다. 동작구도 59.7%에서 4.5%로 6억 이하 아파트가 사라지는 동안 9억 초과는 2.0%에서 52.1%로 늘어났다.


한편 6억 이하 아파트가 드물었고, 고가 주택이 많았던 강남지역은 15억 초고가 아파트가 크게 늘어났다. 강남구는 15억 초과 아파트가 26.8%였으나, 2020년 현재 73.5%에 달했다. 서초구도 22.4%에서 67.2%로 확대됐고, 송파구 또한 5.3%에서 43.1%로 늘어났다.

김상훈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 실수요자의 주거사다리를 걷어차다 못해 수리 불가능 수준으로 망가뜨려 놓았다"며 "가히 ‘집값 폭탄’이 서울에 투하되면서 오랜 기간 살아온 실거주민에게는‘세금폭탄’까지 선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