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삼광빌라!’ 미(美)친 연기가 빚어낸 캐릭터의 향연

입력 2020-09-20 17:58
수정 2020-09-20 18:00

‘오! 삼광빌라!’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23.3%를 기록하며 또 한 편의 주말극 신화를 예고했다. 여기엔 캐릭터 그 자체의 모습으로 등장해 몰입도를 높인 배우들의 미(美)친 연기가 있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 제작 프로덕션 H, 몬스터유니온)에서 건축사무소 운영에 열정을 쏟아 붓는 건축가 우재희(이장우), 삼광빌라 탈출을 간절히 꿈꾸는 인테리어 설치기사 이빛채운(진기주), 3남매 덕에 울고 웃는 다정한 엄마 이순정(전인화), 극강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꼰대의 정석 우정후(정보석),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LX패션 대표 김정원(황신혜) 등 모든 배우들이 각각의 인물들과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이며 레전드 캐릭터를 빚어냈다.

먼저, 화양연화 양조위를 연상케 하는 첫 등장으로 시선을 강탈한 이장우는 회사의 상승무드를 이어 가기 위해 살던 집을 처분하고 모두 회사에 투자, 짠내 나는 모텔생활도 불사하는 열혈 건축사무소 대표 우재희 역할을 찰떡 소화했다.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만큼이나 강한 책임감을 짊어진 모습으로 물 흐르듯 캐릭터에 녹아 들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삼광빌라 탈출을 꿈꾸는 인테리어 설치기사 이빛채운으로 분한 진기주는 힘에 부치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가족들에 대한 애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특히,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과 키워준 엄마 순정에게 느끼는 미안함으로 얼룩진 복잡한 심경을 실감나게 표현하며 배우 진기주에게 쏟아졌던 기대를 단숨에 믿음으로 바꿔 놓았다.

한 달치 식단표를 꽉 채워 매일 정성이 담긴 집밥을 준비하는 삼광빌라의 사장 이순정을 연기한 전인화. 딸과 아들의 전화 한 통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미소를 짓다가도, 이들 소식에 가슴이 쿵, 다리의 힘이 풀리는 3남매의, 3남매에 의한, 3남매를 위한 헌신적인 엄마의 자화상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게다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모님을 능가하는 우아함과 언짢은 사모님의 마음을 사르르 녹이는 처세술까지 겸비한 베테랑 가사도우미로 완벽 변신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역시 전인화”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우정후 역의 정보석은 대문 앞에 떨어진 사탕껍질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가부장의 끝판왕을 여과 없이 선보였다. 빈틈없이 과시한 ‘슈퍼꼰대짠돌이’의 면모는 아내 정민재(진경)는 물론 시청자의 뒷목까지 뻣뻣하게 만들었다. 우정후라는 인물을 통해 ‘꼰대’로 정의되는 동년배들에게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던 그가 보여줄 ‘꼰대탈출기’에 이목이 집중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휘어잡는 LX패션의 대표 김정원으로 분한 황신혜는 다채로운 매력을 하나의 캐릭터에 오롯이 담아냈다. 똑 닮은 딸 장서아(한보름)와 친구 같은 모녀 케미를 보여주는가 하면, 보육원 아이들에게 상냥한 ‘아줌마’로, 먼저 떠나 보낸 남편과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딸 서연이를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

여기에 숨 막히는 결혼생활을 몸소 체험 중인 정민재(진경), 아파트 한 채를 시원하고 날려 먹고 돌아온 사고뭉치 내과의 이만정(김선영), 트롯에 진심인 친근한 매력의 삼촌 김확세(인교진), 우재희의 매력에 푹 빠진 장서아(한보름), 순정을 지켜보는 수상한 시선의 황나로(전성우), 언젠가 부잣집 친부모를 만날 날을 기다리며 ‘애티튜드’를 익히는 이해든(보나), 그런 해든를 단속하느라 하루가 바쁜 이라훈(려운)까지,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매력 포텐을 터트리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감을 심었다.

배우들의 미(美)친 연기로 완성된 캐릭터 맛집 ‘오! 삼광빌라!’ 2회는 오늘(20일) 저녁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이준현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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