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버스요금 100% 카드 결제' 실현해야

입력 2020-09-20 18:12
수정 2020-09-21 00:28
내 방에는 돼지 저금통이 몇 개 있다. 택시를 타거나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생기는 거스름돈을 보관해 왔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저금통에 돈이 불어나지 않는다. 카드로 소액 결제를 하기 때문이다. 주머니에 동전이 없어지니 걸을 때도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동전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액 결제가 대중교통 요금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철도와 버스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어서다. 이 중 철도 이용자는 현금으로 요금을 낼 수 없다. 모두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아니면 정거장에서 자동발매기로 일회용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 철도는 운전기사(기관사)를 볼 수 없는 구조라서 현금을 받을 사람이 없다. 이제는 무인역도 있고 무인열차도 있다. 그래서 철도 요금 수입은 매우 투명하다. 그런데 아직도 버스는 현금 결제가 가능하다. 버스기사가 결제를 해준다. 현금 결제된 버스 요금은 버스회사에서 서울시의 CCTV 감시하에 정산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모든 대도시는 대중교통준공영제를 운용하고 있어 버스 운영 적자를 정부에서 메꿔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현금 정산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현금 결제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100명에 7명 정도였지만 이제는 100명당 한 명만 현금을 사용한다. 여기에 많은 비효율이 따른다. 자그마치 연간 20억원이 소요된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울며 겨자 먹기다.

버스 요금 결제도 철도 요금처럼 할 수 없을까. 우선, 왜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타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현금은 카드보다 요금이 50∼100원 정도 더 높은데도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정류장 부근에서 일회용 버스카드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버스정류장 근처 편의점을 활용하자. 편의점은 버스정류장 수보다 몇 배 많다. 추가적으로 철도정거장(지하철역)을 활용하면 된다. 철도정거장 부근에 대부분 버스정류장이 있다. 이런 곳이 아니라면 자동발매기를 설치하면 된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 비접촉 문화가 장려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조만간 무인자율주행 버스가 현실화된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대중교통 요금 100% 카드 결제’를 실천해 보자. 이를 위해 당국자, 대중교통업계, 카드업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대중교통 요금 카드 결제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이롭다.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이용자는 요금이 인하되고, 운영자는 현금 정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정부는 수입 투명화로 대중교통 수입 관리가 수월해진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