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종사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강타한 2020년은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매장 영업 중지에 따른 급격한 매출 감소에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까지 더해져 최악의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매장 대부분은 배달과 방문포장 매출로 버티고 있다.
필자가 일하는 뚜레쥬르도 비대면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달 뚜레쥬르 배달 부문 매출은 도입 초기에 비해 19배 증가했다. 뚜레쥬르는 배달앱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에 모두 입점했다. 구매금액에 따라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해법은 결국 차별화된 맛과 품질에 있다. 두 가지 요소가 없으면 배달 마케팅도 무의미하다.
뚜레쥬르의 가맹본사인 CJ푸드빌도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제품력 강화 노력 끝에 지난해 연말 히트 제품이 나왔다. ‘겨울왕국2 케이크’다. 뚜레쥬르 출시 케이크 중 최단 기간인 1주일 만에 2만 개가 팔렸다. 크리스마스 특수와 겹쳐 대기 수요만 1만 개에 달하는 등 한 달간 10만 개 넘게 팔렸다.
올해 들어선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긴 ‘치즈방앗간’을 비롯해 ‘몽블랑의 정석’ ‘리얼 브라우니’ 등이 인기가 높았다. 빙그레와 협업한 ‘뚜레쥬르 메로나’ 시리즈도 출시 한 달 만에 30만 개 이상이 팔렸다.
올가을에는 밤, 옥수수, 무화과 등을 활용한 가을 신제품을 선보였다. 식빵과 케이크를 소재로 한 ‘빵식이’, ‘익구’ 등의 캐릭터도 내놨다. 캐릭터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히트 상품이 잇달아 나오자 가맹점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예전엔 가맹점주가 방문객에게 신제품을 알려야 했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먼저 인기 제품을 사기 위해 뚜레쥬르를 찾는다.
이처럼 가맹본사가 히트 상품을 만들면 가맹점의 매출은 성장한다. 가맹본부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R&D 투자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급변하는 트렌드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가맹점에 공급해야 한다.
한윤형 < CJ푸드빌 베이커리본부 사업지원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