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최근 하락을 멈추고 상승으로 방향을 돌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던 엔터테인먼트, 소비재 업종이 이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글로벌 경제가 ‘포스트 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는 업종이 턴어라운드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여행, 항공 등 코로나19 사태가 거의 끝나야 정상화될 수 있는 업종은 실적 전망치가 더 나빠졌다. 3분기 실적 전망치 최근 반등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 223곳의 영업이익(금융·증권업종은 순이익)은 합계 36조1559억원(1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36조8126억원, 2개월 전 36조1871억원, 1개월 전 35조4914억원으로 나빠지다가 최근 상승 반전했다.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3분기부터는 증가 추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올 1·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0.5%, 14.4% 하락했다. 그러나 3분기에는 17.1% 개선이 예상된다. 4분기 실적 추정치는 53.2% 증가한 33조833억원이다. 1분기에 저점을 찍은 뒤 갈수록 회복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업종별로는 엔터테인먼트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에스엠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81억원에서 1개월 전 52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수치는 89억원으로 하락 전보다 높아졌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3.5%), JYP엔터테인먼트(12.5%)도 최근 1개월새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개선됐다. 엔터·소비재·전자 개선폭 커소비재 종목도 마찬가지다. 코스메카코리아는 3개월 전 20억원에서 1개월 전 13억원으로 나빠졌다. 그러나 최근 추정치는 21억원으로 상승 반전했다. CJ프레시웨이도 3개월 전 150억원에서 1개월 전 122억원으로 하락했으나 이후 135억원까지 올라왔다.
소비재 가운데 좋아지고 있었던 종목은 더 좋아졌다. 농심은 3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12.2% 상향조정는데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15.7% 올랐다. 대상도 한달새 15.7% 개선됐다. 생활가전 비중이 큰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최근 1개월 동안 15.7% 높아졌고, 현대홈쇼핑과 GS홈쇼핑도 각각 21.1%, 11.9% 상승했다.
반도체주와 관련 장비 및 부품주도 전망이 좋아지고 있다. 실리콘웍스(14.6%), 이녹스첨단소재(10.7%), 삼성전기(10.1%), 원익IPS(10.0%), 삼성전자(8.9%) 등이 최근 1개월 간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주요 종목이다. “업종별 코로나 회복 속도 반영”상황이 더 나빠진 기업도 있다. 항공·여행 업종이 대표적이다. 제주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150억원 적자에서 최근 723억원 적자로 그 폭이 확대됐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송 덕택에 흑자 전망을 지키고 있지만 이 기간 1333억원→630억원→393억원으로 이익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파라다이스와 하나투어도 실적 전망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이밖에 CJ CGV와 제이콘텐트리 등 영화 관련 기업들도 실적악화에서 탈출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국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엔터·소비재주의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것”이라며 “엔터주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타격이 컸지만 지금은 비대면으로 체질 개선을 했다”고 말했다.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안빠지다보니 애널리스트가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을 주저하면서 ‘낙관적 착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주 등은 시총이 작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전자산업이 컨센서스처럼 나올지가 3분기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