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코로나 백신 안 맞겠다"…트럼프 못 믿어서?

입력 2020-09-18 14:10
수정 2020-09-18 14:12
미국인 절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퓨리서치센터는 지난 8~13일 미국인 1만9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설문 당시 72%가 '맞겠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21%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구체적으로는 21%가 '확실히 맞겠다'고 답했으며 30%가 '아마도 맞겠다'고 답했다. 반면 25%는 '아마도 맞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24%는 '절대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백신 접종 의향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58%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44%만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인종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계는 72%가 백신을 맞겠다고 답한 반면 흑인은 32%만이 백신을 맞겠다고 답했다. 백인은 52%, 히스패닉은 56%였다.

전반적으로 백신에 대한 우려도 컸났다. 응답자의 77%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완전히 이해되기 전에 미국에서 승인 가능성이 매우 혹은 다소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 승인 속도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78%는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완전한 확립 없이 너무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백신 개발을 무리하게 서두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11월1일 이전, 10월에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개 주 정부와 5개 대도시에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의료진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백신을 배포할 준비를 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유럽의 9개 제약사는 "대규모·고품질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험이 입증된 뒤에만 당국에 백신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지난 8일 공동 서약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엔테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슨앤드존슨 머크 모더나 노바백스 화이자 사노피가 해당된다. 이들 9개사는 "백신을 접종받는 사람들의 안전과 웰빙을 우리의 최우선에 둘 것"이라며 "과학적 절차의 완결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약속이 엄격한 과학적, 규제적 절차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도울 것으로 생각한다. 코로나19 백신은 이런 절차에 의해 평가받고 궁극적으로 승인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