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변모씨(33)는 지난 7월부터 마스크 스트랩(끈 형태의 부속품이나 장식품)을 만들어서 주변에 나눠주고 있다. 변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취미 생활로 하게 됐다”며 “조카들이 마스크 끼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보고 이니셜을 넣어 스트랩을 만들거나 마스크에 타투 스티커를 붙여서 만들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취미 생활로 각종 ‘꾸미기’가 뜨고 있다. 생활 필수품이 된 마스크에 다양한 장식을 하는 것부터 재택생활과 함께 하는 방과 책상을 꾸미는 것으로 사람들은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를 해소하고 있다.
G마켓은 최근 2주 동안(이달 1~15일) 마스크 스트랩의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스크 스트랩은 마스크에 연결해 목걸이처럼 목에 걸 수 있는 끈을 말한다. 음식을 먹는 등 마스크 착용이 어려울 때 주머니에 넣지 않아도 돼 잃어버리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적다고 알려졌다. SNS상에서도 관심도가 높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스크스트랩’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 수는 10만개를 돌파했다.
마스크에 스트랩을 연결하거나 표면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개성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스크꾸미기(마꾸)’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직접 천마스크를 만들고 있는 직장인 이지영씨(30)는 “매번 검은색이나 흰색 마스크만 끼는 것도 지겨워서 천을 사다가 직접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 자체가 ‘패션’이 되다보니 패션 업계에서도 자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재사용이 가능한 면 마스크를 내놓았다. 가격은 90파운드(약 14만원)이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100만원이 넘는 페이스 실드를 다음 달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만 꾸미진 않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재택근무가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한동안 프랜차이즈 카페 문도 닫히면서 ‘방꾸미기(방꾸)’ ‘데스크꾸미기(데꾸)’ ‘데스크테리어(데스크+인테리어)’도 인기다. 디자인 프리랜서 이모씨(35)는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다보니 탁상용 스탠드 조명도 새로 구입하고, 화상회의용 마이크도 구매했다”고 했다. G마켓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올 1~8월 PC 마이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9% 늘었다. 인테리어 가이드 앱 ‘오늘의집’도 올 1월 대비 8월 앱 다운로드 수가 약 1.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몸을 움직이는 간단한 취미 생활이 ‘코로나 블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심민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코로나19 생각만 하지 않고 이 시간이 지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사진첩 정리하기, 집 꾸미기 등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신만의 활동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