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수도권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나오는 물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은 30곳, 5만2169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2만5301가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만4258가구로 전국 물량의 절반 이상이었다. 인천이 7167가구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는 대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물량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은 도로 정비 등의 기반시설이 더욱 확충돼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기존의 생활 인프라를 기반으로 지역 가치가 크게 높아지곤 한다. 업계 전문가는 "구도심 지역은 교통, 교육, 편의시설 등 기존 생활인프라가 조성돼 있어 주거 편의성이 높지만 노후 된 주택이 많아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에서 3000가구 가까운 일반분양이 나온다. 부평구 청천동 36-3번지 일원에 ‘e편한세상 부평 그랑힐스’다. 대림산업이 오는 11월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43층 31개동 총 5050가구이며, 전용면적 37~84㎡의 2894가구를 일반에 공급한다. 부평구 청천동·산곡동 일대는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1만5000여가구의 신주거타운이 형성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서울 반포동 신반포3차·신반포23차·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내달 분양될 예정이다. 총 2990가구이며 이 중 일반분양은 224가구이다. 단지는 반포대교 남단 한강 변에 위치해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퍼스티지와 함께 반포대로 변 약 5400가구 규모의 래미안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경기도에서는 대우건설이 의정부동 중앙3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으로 '의정부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이 공급된다. 총 926가구 규모이며 이 중 207가구가 일반분양한다. 인근에 1호선 의정부역, 회룡역, 의정부경전철 발곡역 등이 위치해 도시철도 이용이 편리하다.
지방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건설이 경북 구미시 원평동 원평1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구미 아이파크 더샵’을 선보인다. 총 161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1314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는 경부선 구미역이 있다.
한편 구도심에서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의 경우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던 청량리역 일대는 지난해 4월 청량리3구역(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 재개발을 시작으로 동부청과시장 부지(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 청량리4구역(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등이 순차적으로 개발됐다. 이를 시작으로 청량리, 제기동, 용두동, 전농동 일대에서 청량리6,7,8구역과 제기1,4,6구역 등 10여 개 정비 사업이 추진 중이다.
유흥업소 및 노후된 건축물이 즐비하던 청량리역 일대가 약 8000여 가구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교통, 생활 인프라도 더욱 확충되고 있다. 1호선과 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등 6개 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역은 추후 GTX B · C 노선을 포함해 4개 노선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청량리종합시장 일대는 한옥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청량리동과 회기동 등 홍릉 일대는 바이오산업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 일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5년 녹번1-3구역(북한산 푸르지오) 입주를 시작으로 시작으로 녹번 1-2구역(래미안 베라힐즈), 1-1구역(힐스테이트 녹번) 등이 순차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낡은 빌라와 단독주택 일색이던 이곳의 지역 가치는 물론 집값도 크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힐스테이트녹번 전용 84㎡ 아파트는 8월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이 아파트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7억1370만원이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