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회장 빌 게이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애플 CEO 팀 쿡,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미국 대법원 최고령 대법관이자 진보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미국프로농구(NBA) 총재 애덤 실버…. 이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아 각자의 성공 비결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적인 대부호, CEO, 리더, 투자가, 스포츠 스타, 셀럽 등을 한곳에서 보긴 물론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보는 건 가능하다. 지난 9월 1일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어떻게 리드할 것인가(How to Lead)》에는 위에 언급한 리더들을 포함해 총 30명의 영향력 있는 리더들과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저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222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 사모펀드 기업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립자이자 자선사업가다. 또 자신의 이름을 건 TV쇼를 진행하고 있는 인터뷰어로서 세계 최고의 리더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최고의 성과를 거둔 리더들에게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 ‘성공의 원인은 무엇인가’, ‘혁신은 어떻게 가능한가’, ‘위기는 어떻게 극복하는가’ 등의 여러 질문을 했다. 리더들은 이 물음에 대답하며 흥미진진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베이조스는 ‘방황의 힘’에 대해 전했다. 최고지도자로서 자신이 내린 최고의 결정들이 분석이 아니라 직관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창조적 괴짜’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CEO는 수익을 내기 위해 새로운 벤처에 뛰어들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록히드마틴 CEO이자 존경받는 여성 지도자인 메릴린 휴슨은 어린 시절 캔자스에서 아버지 없이 네 명의 형제자매와 성장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자립과 1달러의 가치를 역설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빨리 성공하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책은 “리더가 되는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한다. 존경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책에 소개된 리더들이 들려준 성공의 원인은 제각각 달랐고, 스펙트럼은 넓고 다채로웠다.
‘최고 중의 최고’가 들려주는 다양한 성공스토리가 담긴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리더십 바이블’, ‘리더십 가이드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벤스타인은 ‘젊은 세대들 가운데 더욱 뛰어난 리더가 탄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책의 출간 목표라고 밝히며, 탁월한 리더가 되기 위한 12가지 기둥을 세운다. 행운,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 독창성 추구, 열정, 집중력, 끈기, 설득력, 겸손한 태도, 가치 공유, 계속 배우고자 하는 능력, 진실함, 실패 등이다. 루벤스타인은 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인터뷰했지만, 책에 트럼프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