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당기순이익은 6605억원이다. 사모펀드 관련 배상준비금 2000억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2400억원 등이 반영된 수치다.
우리금융지주는 세 가지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첫째, 비은행 인수합병(M&A)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다. 작년 1월 은행에서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발 빠르게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우선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해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했다. 채권형 펀드에 강점을 가진 우리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21조원, 해외 재간접펀드에 특화된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AUM은 7조원, 우리자산신탁의 신탁자산은 37조원으로 3개사 합산 운용자산은 65조원에 이른다. 강화된 자산운용 역량은 은행 판매 채널과 연계해 그룹 자산관리 역량 강화 및 고객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내 아주캐피탈 인수도 기대된다. 인수 걸림돌이던 낮은 보통주자본비율 문제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통상 M&A는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본비율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넉넉한 자본비율이 M&A의 선결조건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분기 그룹 내부등급법 1단계 승인과 3분기 ‘바젤Ⅲ 신용리스크 개편안’ 시행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을 약 100bp(1bp=0.01%)씩 상승시킨다. 따라서 1분기 8.3%에 불과하던 그룹 보통주자본비율은 3분기 9%대 중후반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총자산 8조원, 연간 순이익 1000억원을 웃도는 아주캐피탈을 성공적으로 연내 인수함으로써 종전에 10%이던 비은행 이익 비중은 20%까지 올라올 전망이다.
둘째,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제고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자산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우리은행의 우량자산비율은 2016년 76%에서 올해 2분기 85%까지 점진적으로 개선돼 왔다. 또한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 부실자산 대비 충당금을 적립한 비율을 의미하는 그룹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같은 기간 88%에서 142%로 개선됐다. 높은 경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우량자산 위주 포트폴리오와 선제 비용처리로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다.
수익성 제고 노력도 주목받을 것이다. 통상 금리가 인하되면 순이자마진(NIM)이 훼손되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75bp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채널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시입출식예금과 같은 저원가성 수신이 전년 말 대비 12%나 증가했다.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작년 말 40%에서 올해 2분기 말 43%로 개선되면서 NIM 하락 압력이 최소화됐는데 이 같은 조달 경쟁력은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은행 원화대출금도 작년 말 대비 5% 증가해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그룹 이자이익은 작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다.
셋째, ‘고객중심 자산관리 혁신방안’을 기반으로 자산관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이는 저금리 시대에 신규 수익원 발굴 및 고객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필수적인 작업이다. 아쉽게도 고객에게 판매했던 여러 금융투자상품의 손실 발생 여파로 올해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부진했다. 하지만 상품 선정부터 사후관리 단계까지 전반적인 상품판매 프로세스에 대한 체질 개선 작업이 진행됨에 따라 향후 고객 신뢰 및 수수료이익 회복이 기대된다.
우리금융지주의 2021년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8%, 배당수익률은 6~7%에 달하지만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배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 및 건전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꾸준히 양호한 실적을 시현함에 따라 실적 및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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