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최우선 과제는 초개인화 마케팅과 채널 혁신으로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DT)’입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은 17일 “우리은행은 선제적으로 여수신 상품과 각종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행장은 1963년생으로 시중은행 최연소 행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가장 앞세운 말도 ‘혁신’이었다. 권 행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채널’ 대전환 나선다코로나19가 앞당긴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은 금융권 최대의 화두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8월 모바일뱅킹 앱 ‘우리원(WON)뱅킹’을 시작으로 비대면 특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권 행장은 “금융소비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언택트 금융거래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라며 “우리은행의 선제적인 디지털화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권 행장이 내세운 가시적 성과는 지난 3월 출시한 ‘우리WON하는 직장인 대출’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직장인 대상 비대면 통합 신용대출 상품이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영업점 방문 부담을 줄이고 대출 과정을 간편하게 구축해 비대면에 특화했다. 권 행장은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대고객 영업과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망라하는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자체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수익성 중심의 채널을 개편하는 ‘채널 트랜스포메이션(전환)’도 권 행장의 핵심 경영 전략이다. 현행 영업점 단위의 운영 방식을 개선해 클러스터형으로 채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권 행장은 “거점 중심 협업체계를 통해 영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채널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권 행장은 “우리WON뱅킹 앱의 기능 고도화를 통해 온라인 채널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상품 정보 제공 등을 활용해 대면과 비대면을 통합한 마케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플랫폼 업체의 채널에 우리은행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우리은행 자체 채널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성과 평가도 ‘고객 중심’권 행장이 취임하던 지난 3월 우리은행 안팎은 어수선했다. 코로나19 대확산이 시작되고 라임펀드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도 매듭지어지지 않은 시기였다. 권 행장은 취임 후 직원들과의 온라인 공청회 등을 통해 우선과제를 도출했다. 취임 첫인사는 행장 직속의 ‘미래금융디자인부’였다. 본점과 영업 현장 간 소통을 상시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런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고객 최우선, 조직 재정비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경영행보를 이어갔다. 고객 수익률 지표와 금융소비자 보호 지표 등을 내세워 성과평가제도(KPI)를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개선했다. 그는 “자산관리그룹 신설, 상품조직과 영업 추진 기능 분리, ‘고객케어’ 전담 조직 신설 등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강화에 집중했다”며 “금융소비자의 이익이 중심이 되는 상품을 출시하고 비대면 고객의 자산관리 지원을 추진하는 등 자산관리가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전면 시작한 직원 복장 자율화도 고객 중심 경영의 일환이다. 권 행장은 “단순히 복장 기준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서 혁신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구성원의 자율성과 개성을 존중할 때 비로소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