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정의당 초선의 직격 "민주화 주역들, 기득권자 됐다" [대정부질문]

입력 2020-09-16 18:06
수정 2020-09-16 18:08

초선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33·사진)이 "민주화 주역들이 기득권자로 변했다"며 정부·여당의 핵심그룹인 민주화운동 세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16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장혜영 의원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싸우겠다던 심장이 어째서 이렇게 차갑게 식었나"라며 "2017년 '이게 나라냐'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때 모두가 기대에 부풀었고 저 또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집권세력은)말로만 변화를 얘기할 뿐 변화를 가로막는 존재가 됐다"고 힐난했다.

이어 장혜영 의원은 "더 나쁜 놈들도 있다고, 나 정도면 양반이라고 손쉬운 자기합리화를 하며 숨어서 외면하는 것을 멈춰달라. 젊은 시절 뜨거움을 과거의 무용담이 아닌 노련한 힘으로 되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 농지법 위반 의혹을 따졌다.

안병길 의원은 "대통령께서 농지를 매입하기 위해 양산시청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영농경력이 11년이고 자경을 하고 있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매입한 농지도 실태조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농사를 지었다는 땅은 실제로는 도로였다"며 "농림부 장관이 대통령을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여당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김현수 장관은 "아직은 대통령이 농지를 허위취득했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질의에 나서 "대통령이 농지를 취득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야당의 무책임한 정치 공세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은 "대통령과 영부인이 경남 양산에 직접 가서 실제로 농사를 지었다"며 "지역 주민의 대통령 목격담도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재인 대통령 방문일을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보안검색 요원을 직고용하는 것에 대해 "민망하다"고 언급했다.

인국공에 따르면 직고용 대상자는 문 대통령이 인국공을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2017년 5월12일 이전 입사자 1000여명이다. 반면 문 대통령 방문일 이후 입사자 약 800명은 일반인과 함께 공개채용 절차를 밟게 된다.

앞서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 방문일을 기준으로 정규직 전환하는 것에 대해 "(방문일) 이후에 들어온 분들은 전환될 일자리라는 걸 알고 들어온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은 필기시험 같은 공개채용 절차를 또 거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총리는 또 "최저임금 1만원 약속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지킬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못 지킬 것 같다. 송구하다"고 답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부동산 관련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 과정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정부 대책으로 최근 부동산 상승세가 꺾였다"고 답했다.

김현미 장관은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계승됐다면 부동산 시장이 더 안정화됐을 것"이라고 했다.


김현미 장관은 "부동산세, 특히 종합부동산세가 많이 형해화(形骸化·내용은 없이 뼈대만 남게 된다는 뜻) 됐던 기간이 있었는데 그것이 유지됐다면 (투기) 욕구가 많이 제어됐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현미 장관은 "일부 맞벌이 부부가 소득요건에 걸려 특별공급에서 소외되는 현실을 알고 있다"며 "특별공급 소득요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답변자로 나선 정세균 총리는 1가구 1주택자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 요청에 대해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거부했다.

정세균 총리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선의의 피해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부동산 투기부터 잡아야 한다"며 "지금은 투기와의 싸움 중이다. 부동산 시장이 진정이 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