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장재성 기계공학과 교수(사진)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1㎛는 100만 분의 1m) 미만 크기의 작은 바이러스 농도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채 떠다니는 입자(비말 등)를 잘 잡아내는 채집기와 채집된 바이러스를 빠르게 검출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기존 채집 방식은 진공청소기를 이용한 것과 비슷해 채집할 수 있는 입자 크기에 한계가 있고 채집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손상된다.
장 교수는 정전기력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채집하고, 면역(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해 빠르게 검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비말은 물론 1㎛ 미만의 작은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다. 채집 과정에서 입자가 용액에 부딪혔을 때 충격을 최소화해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훼손시키지 않은 채 더 많이 채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채집된 샘플은 가볍고 저렴한 ‘종이 면역 센서’를 이용해 검사한다. 임신 진단 키트처럼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면서도, 정확도는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A형 독감 바이러스(A H1N1)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바이러스 채집 효율과 측정 정확도 모두 뛰어난 수준을 보였다.
장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이뤄졌지만, 비슷한 크기·구조·외피를 가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더 많은 공기를 빨아 들일 수 있는 농축 장치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