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매장은 1층?'…백화점 공식 깬 롯데

입력 2020-09-15 17:45
수정 2020-09-16 01:16
‘백화점의 얼굴’인 1층에는 보통 화장품 매장이 있다. 주 고객이 여성인 데다 백화점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사진)이 이 공식을 깼다. 30년간 자리를 지켰던 1층 화장품 매장을 통째로 3층으로 옮겼다. 대신 1층은 편집숍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불러모을 수 있는 매장으로 채우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8일 영등포점 3층에 화장품관을 새로 연다고 15일 밝혔다. ‘MZ세대 백화점’을 목표로 한 점포 리뉴얼의 일환이다. 영등포점은 1991년 개장했을 때부터 1층에 화장품관을 운영해왔다. 이번에 이동하는 3층은 영등포역과 연결돼 유동 인구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새 화장품관에 체험형 매장을 입점시킨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아모레 특화관’이다. 롯데백화점 청량리점에 이어 두 번째 매장이다. 메이크업을 실제로 한 것 같은 증강현실(AR) 메이크업 서비스 등을 체험할 수 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화장품 및 향수 브랜드 매장도 늘렸다. 디올은 영등포점에 자사 향수 ‘자도르’와 ‘소바쥬’ 존을 꾸민다. 한국에선 최초다. 샤넬도 자사의 고가 향수인 ‘레조드 샤넬’ 존을 구현한다. 명품 화장품 브랜드인 구찌 뷰티, 지방시 뷰티, 티파니 퍼퓸, 버버리 퍼퓸 등도 새로 들어온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점포 전체를 MZ세대 맞춤형 백화점으로 뜯어고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2층 전체를 온라인 패션 브랜드로 채웠다. 오는 12월에는 1층에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편집숍과 식당 등을 들일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층은 약 30년간 화장품 매출이 잘 나왔지만 이번 리뉴얼을 통해 백화점에 낯선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며 “매출이 일부 줄더라도 미래 소비자들인 MZ세대가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