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는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으로 송정·효문·진장·양정 등 4개 동은 북구로, 염포동은 동구로 분리되면서 13개 행정동으로 출범했다. 전체 면적은 37.0㎢로, 울산시 5개 구·군 가운데 가장 작다.
원도심 중구는 남구 등 다른 지역의 도시화로 상권이 이동하면서 급속히 쇠퇴해갔다. 광역시 승격 이전 28만여 명이던 인구는 지난해 12월 말 22만여 명으로 6만여 명 줄었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품고 있는 중구는 인구 30만 명의 원도심 부활을 목표로 정원·생태 휴양도시와 역사문화 중심의 언택트 관광도시 조성,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태완 중구청장은 “고품격 관광정책과 원도심 재생, 지식 기반 언택트 산업 유치로 종갓집 중구를 화려하게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친환경 언택트 정원·생태 도시로
중구는 태화강이 지난해 전남 순천만에 이어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울산시는 2025년까지 1257억원을 들여 백리대숲 스카이워크, 태화강 가든 브리지, 실내 식물원 등을 짓는 태화강 그린 뉴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태화강을 한국 대표 정원으로 만들어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박 구청장은 “도심 하천에서 1급수 어종인 연어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중구를 언택트 생태·정원 휴양도시로 육성해 미래 100년을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구는 56억원을 들여 ‘정원도시 중구, 색과 향기로 물들다’는 비전을 세우고 2025년까지 동별 색깔정원, 신기한 정원, 한뼘정원, 테라스 정원 등의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태화강 그린 뉴딜의 시너지 효과가 중구 내부로 확산하도록 중구 전체를 도시 정원화하는 프로젝트다. 주민이 꾸미고 가꾸는 정원 조성을 위해 마을 정원사 양성 과정도 운영한다.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단도 구성했다. 태화강 국가정원 인근 태화동에는 이미 골목정원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골목정원이 마을정원으로 확장되면 커피숍, 민박집 등 상권이 살아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혁신도시 내 한국동서발전은 매년 3억원 이상을 들여 울산 본사 건물 주변을 공동체 정원으로 꾸미기로 하는 등 공공기관도 호응하고 있다. 중구는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출발해 우정혁신도시, LH다운지구 신도시를 연결하는 거대 자연생태 정원 벨트를 구축해 세계적인 자연생태 관광도시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혁신도시 종가로를 문화·관광의 메카로매주 금요일 저녁 우정혁신도시에는 서울 집으로 향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퇴근 행렬로 북새통을 이룬다. 올해 6월 기준 혁신도시 이전 9개 공공기관 직원 3836명 가운데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전체의 45%인 1709명에 그친다. 5년 전 혁신도시 주변에 들어섰던 상가와 빌딩에는 임대 딱지가 곳곳에 붙어 있다.
중구는 혁신도시 정주 여건을 개선해 가족 동반 이주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혁신도시 상가가 밀집한 종가로를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풍부한 울산의 샹젤리제 거리로 조성해 원도심 주민들과 융·화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신동학 중구 홍보계장은 “5년 전만 해도 혁신도시에 사람이 몰리면서 중구 인구가 2만여 명 가까이 늘어난 적이 있다”며 “혁신도시를 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들면 중구 부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구는 혁신도시 종가로 일대 10㎞에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해마다 한 달간을 원도심 주민과 혁신도시 직원이 교류하고 화합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혁신도시 직원들과 함께 울산큰애기로, 추억길, 읍성길 등 감성이 묻어나는 원도심 골목투어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약사동 근린공원에는 다목적 체육관 등을 갖춘 복합혁신센터를 건립해 혁신도시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등 에너지 공공기관의 우수 인력을 청년들과 연계해 스마트 시티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박 구청장은 “혁신도시 종가로가 활성화되면 인구 유입은 물론 연간 100억원 이상의 지방세수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