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혜 사망, 노출 논란 극복 노력→"고비 넘겼다"고 했는데 [종합]

입력 2020-09-15 13:56
수정 2020-09-15 14:07

배우 오인혜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망했다. 향년 36세.

지난 14일 오전 5시경 인천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오인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유서가 없는 점 등을 미루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1984년 생인 고(故) 오인혜는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출신이다.

2011년 영화 '우리 이웃의 범죄'로 데뷔했고 그해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 출연해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당시 파격적인 오렌지빛 드레스를 입어 톱스타들을 제치고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해당 영화에서도 교수와 불륜 관계를 맺는 제자라는 설정, 수위 높은 베드신 등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MBC '마의', KBS 드라마 스페셜 '환행-쥐불놀이'(2012), MBN '연남동 539'(2018) 등의 드라마와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생생활활'(2011), '소원택시', '노브레싱'(2013), '야누스:욕망의 두 얼굴', '설계'(2014) 등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 오인혜는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고 플로리스트로 전업 후 꽃가게를 열기도 했다. 2019년 7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했다.


지난 8월 유튜브 '근황올림픽'을 통해 논란의 시상식 후 9년 만의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오인혜는 당시 논란에 대해 "신인배우가 그렇게 (노출을) 한 것은 관객과 대중들이 보기 불편했던 것 같다. 거기까지는 1도 생각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배우로서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오인혜는 "그 이미지로 인해 몇편의 작품은 찍었지만 거기까지였다. 다른 이미지로 찍을 수 있는 캐릭터가 제게 들어오지 않았다. 노출도 있어야 하고, 매일 팜므파탈이다. 치명적인 그런 역할. 전 팜므파탈도 아니고 치명적이지도 않다. 똑같은 캐릭터에 지쳤고,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잊혀질 권리'에 대한 질문에 오인혜는 "매년 10월 부국제때가 되면 빨간 드레스 기사가 다시 올라온다. 그러면 저는 일주일 전부터 SNS에 예쁜 사진을 올리기도 하다"며 "지나가다가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있으면 이제 '빨간 드레스'라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고 오인혜는 "왜 요즘에 안 나오냐고 한다. 저도 나가고 싶다. 그러다보니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부모님과 연락하는 것도 싫다. 그런 시기, 고비를 넘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괜찮아졌다고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기회가 오면 역할이 작고 마음에 안들어도 받아들일 수 있고 내려놨다는 이야기다. 저는 '존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유튜브는 그의 마지막 인터뷰 자료가 됐다.

고 오인혜의 빈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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