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니콜라 주가…테라노스가 될까, 테슬라의 길을 갈까

입력 2020-09-15 11:21
수정 2020-09-15 11:28

수소트럭 제조사가 되겠다는 미국 니콜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일이후 니콜라는 미국 GM과의 협력을 발표하며 하루만에 40% 넘게 급등했다가, 공매도 투자자의 사기설’ 주장이 나온 후 3일 사이 36% 급락했다. 이후 해명 보고서를 발표하며 주가는 다시 11.39% 회복했다. 투자자들이 니콜라를 바라보는 시선은 ‘10조짜리 사기극’ 테라노스에서 ‘'차세대 테슬라'로 극단적으로 갈린다.

14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니콜라는 11.39% 오른 35.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니콜라는 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 투자자 힌덴버그리서치가 지난 10일 제기한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수소차 생산을 위한 기술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현 시점에서 생산중인 차량도 없다고 주장했다.

니콜라는 자신들이 그동안 전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쳤다며 이 주장을 반박햇다. 보고서는 “니콜라는 초기단계의 성장 기업으로, 보쉬와 한화그룹, CNH인더스트리얼, GM 등 에너지와 자동차, 화학 분야 최고 기업들은 물론 밸류액트캐피탈, 벡톨Q 어퀴지션 등 금융사들의 밀도 있는 검증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니콜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측과 선제적으로 접촉해 의혹에 대한 해명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협력사인 CNH가 독일 울름의 생산시설에서 니콜라 트레 전기 트럭의 시제품을 생산하는 사진 4장을 공유했다. 밀턴은 트위터를 통해 “이 차량들이 가짜로 보이냐”며 “우리는 거짓을 극복하고 더욱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니콜라가 약속한 기술수준의 수소전기트럭이 실제로 판매될 때까지 의혹은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니콜라는 기본적으로 자체 생산시설이나 기술력을 활용하기보다는 협력사의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관련 핵심기술이나 특허 또한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시점에서 니콜라가 공개한 모델은 상용트럭 3가지와 픽업트럭인 배저가 있다. 이 가운데 판매 시점이 가장 가까운 것은 상용트럭은 CNH 계열사인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사 이베코가 생산하는 ‘'니콜라 트레'’다. 니콜라 트레는 내년 1분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저 모델은 GM이 설계-생산 및 배터리 공급을 전적으로 맡아 2022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8일 니콜라 지분 11% 인수를 발표한 GM도 힘을 보탰다. 메리 바라 GM CEO는 14일 열린 투자자 설명회에서 “우리는 니콜라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니콜라와의 협력은 GM의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보증하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비용 절감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라는 “GM이 개발한 연료전지 기술력 역시 니콜라를 통해 선보일 예정”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이처럼 투자자들이 기업의 문제점을 공개하고 공매도 포지션을 취해 이익을 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중국의 스타벅스’ 루이싱 커피를 올해 고점 50.02달러에서 14일 기준 2.36달러까지 폭락시킨 것도 헤지펀드인 ‘머디 워터스 캐피탈’과 ‘머디 워터스 리서치’의 보고서였다. 머디 워터스는 미국 상장 중국기업의 회계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는 모습으로 아예 ‘중국 기업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니콜라의 미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공격을 받기 시작한 니콜라가 이를 극복하면 테슬라의 길을 간다면 세계 자동차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험은 시작됐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