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 자금이 해외 아마존 물류센터로 몰리고 있다.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인 거래까지 포함하면 연초부터 지금껏 해외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된 금액은 약 7200억원에 달한다. 아마존 물류센터 자산에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종목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금융사가 인수했거나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인 해외 아마존 물류센터는 4개국, 7개 센터에 달한다. 지난달 하나금융투자와 이지스자산운용이 2000여억원을 지불하고 인수한 미국 델라웨어주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벌써부터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최근 이 물류센터를 운용하는 부동산 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노란우산공제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내년 7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시설이지만 아마존과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있고 입지가 우수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미국 주요 간선 도로망인 I-95 고속도로에 바로 접근할 수 있고 5층 복층 건물 구조라는 점이 투자 가치를 높였다”며 “순내부수익률 기준 연 8%가량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내 아마존 물류센터 세 곳에 대한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디애나주와 오하이오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자리 잡은 시설로 지난달 준공된 신규 센터들이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운용이 입찰에서 제시한 인수금액은 약 2000억원이며 연내 인수 완료를 목표로 협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일본 최대 아마존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삼은 리츠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1월 약 1500억원을 주고 전체 지분의 50%를 인수한 가나가와현 오다와라 물류센터를 자산으로 삼는 리츠다. 국토교통부 인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오는 11월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게 목표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프리 IPO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기관투자가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리츠가 상장되면 개인도 국내 증시에서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방법이 생긴다”고 말했다.
유럽권 국가들에 자리 잡은 아마존 물류센터에도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KB증권과 LB자산운용은 지난달 영국 에든버러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 하나금투와 NH증권도 지난 6월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는 아마존 물류센터를 약 700억원에 사들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물류센터는 원래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중시하는 기관투자가들에 인기가 높았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국가에서 e커머스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자 온라인 쇼핑의 기반이 되는 물류센터의 몸값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