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추미애, 또 추미애…'추미애 청문회' 된 대정부질문

입력 2020-09-14 16:18
수정 2020-09-14 16:20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이 사실상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로 변질됐다. 시종일관 야당 의원들은 추미애 장관을 겨냥해 총공세를 펼치고 여당 의원들은 추미애 장관을 적극 방어하는 모습만 연출됐다.

이날 추미애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자 "대정부질의를 하셔야지 저를 수사하듯 심문을 하셔서는 안된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정부질문에 나서 야당의 공세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했다.

정청래 의원은 "아니면 말고 식 카더라 군불 때기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며 "추미애 장관 관련 논란 부풀리기가 온 나라를 덮고 있지만 국방부 발표로 한풀 꺾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장관 아들 관련 의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정치군인 정치검찰, 박근혜 전 대통령 추종 정당과 태극기 부대가 만들어낸 정치공작 합작품"이라고 했다.

정청래 의원은 "(의혹을 제기한)당직 사병·이모 대령 발언이 허위로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미애 장관도 답변자로 나와 "당직사병이 오해했거나 억측한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 당시)계엄령 추진 의혹에 대한 경고를 군에 날린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군에 (아들 문제를)청탁했겠나"라고 말했다.

또 추미애 장관은 "국방부 민원실에 제가 전화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방부 자료에는 (추미애 아들)서씨의 부모님이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적혀 있었다.

추미애 장관 아들 측 변호인은 이 문건이 공개된 후 "(추미애 당시)당 대표 정도 되면 국방부 장관 이상이다.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건 외압이 아니라 미담"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어 추미애 장관은 "아들이 제대로 검사를 받았으면 적어도 현역은 안 갔을 것"이라며 "저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무리해서 현역 입대한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추미애 장관은 과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소설 쓰시네'라고 발언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독백이었는데 스피커가 켜져 있어서 나간 것 같다. 상당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추미애 장관은 특임검사 도입에 관한 질문에는 "요건에 맞아야 한다. 제가 안 아픈 아들에 대해 진단서를 허위로 발급받거나, 군의 규정을 고의로 일탈하거나 청탁이 있었다거나 하는 걸 증명해서 정말 법을 어겨서 용납이 안 되는 정도가 되면 모를까. 지금까지는 증거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추미애 장관 의혹은 검찰에 맡기고 지금은 국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장관 아들 의혹을 수사하는)서울 동부지검이 모두 친정부 검사들로 채워졌는데 어떻게 공정하게 수사를 하겠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정세균 총리는 "현직 법무부장관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주장했다.

정세균 총리는 추미애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권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