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패션 브랜드 '톰브라운'과 손잡고 선보인 스마트폰 한정판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패션명가와 IT업계의 협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IT기기, 특히 휴대폰 제조사들은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패션 브랜드의 후광 효과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396만원 몸값 두배로"…재테크 수단 된 '갤Z폴드2 톰브라운'
세계에 5000대 한정으로 풀린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사진)은 앞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에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와 패션업계의 대표적인 협업 성공 사례가 될 전망이다.
우선 인기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 리셀(재판매)업계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리셀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는 396만원이 정가인 제품의 판매글에 500만~600만원대의 희망가격이 제시돼 있다. 최고 1000만원에 제품을 되판다는 글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7~8일 이틀간 홈페이지에서 연 국내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 추첨판매에는 23만명 이상이 응모했다. 제품은 오는 25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Z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에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겉모습 뿐 아니라 내부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도 톰브라운의 디자인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사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갤럭시Z폴드2 톰브라운 에디션도 기대를 모았다. 톰브라운 전에 '아르마니폰' 있었다…'프라다폰' 아시나요
삼성전자는 2013년부터 뉴욕패션위크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패션계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이 같은 '명품'과의 협업은 거슬러 올라가면 '애니콜' 브랜드까지 돌아간다.
2007년 삼성전자는 자사의 첫 '명품폰'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폰'을 출시했고, 2009년 국내에서도 선을 보였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들과 함께 일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지난해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한 갤럭시M20 컬래버 에디션, 언더아머와 손잡은 '갤럭시 워치 언더아머 에디션'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 중 비단 삼성전자 만이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시도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과거 LG전자 휴대폰의 중흥기를 이끈 '프라다폰'이 있다. 당시 프라다 가방과 지갑 등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던 '사피아노' 가죽 패턴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화제성과 흥행을 한꺼번에 잡았다.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팬택 역시 2009년 S.T.듀퐁과 손을 잡고 '듀퐁폰'을 선보인 바 있다. 듀퐁 라이터의 디자인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폰으로, 여성용인 화이트 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노키아, 애플 등이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업에 나섰다. 특히 애플사의 애플워치의 경우 '에르메스 애플워치 스트랩'으로 디자인 선택의 폭을 크게 넓혔다.
이는 앞서 갤럭시Z플립 한정판 출시 당시 삼성전자가 내놓은 '소장하고 싶은 특별한 경험을 디자인한 것'이란 대답에 패션과 IT업계의 노림수가 담겨 있다.
당시 '하이패션과 하이테크 간의 만남'을 강조한 삼성전자의 김태중 무선사업부 디자인팀 상무는 "패션과 스마트폰 분야의 디자인 프로세스가 다르지만, 고객 만족이라는 이념은 동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