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9일 새벽 치킨 배달 중이던 남성 A씨(54)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사건과 관련해 11일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청은 이날 “김 청장이 인천지방경찰청장에게 해당 사고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유족 분들의 아픔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 10일 A씨의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청원글은 하루만에 25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1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동의자는 36만 명을 넘겼다.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이 ‘한 달간 20만 명 이상 동의’라는 요건을 채우면 청와대는 청원 마감일로부터 한 달 내에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A씨는 지난 9일 오전 0시 55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은 벤츠 차량과 정면 충돌하는 사고로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벤츠 차량을 몰던 B씨(33·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을 넘는 0.1% 이상이었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B씨에게 적용,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 운전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B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14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또 B씨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에 대해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인근 숙소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고 다른 지역에 있는 거주지에 귀가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사고 관련자 및 블랙박스, 폐쇄회로(CC)TV 등을 면밀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