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우 등 추석 앞두고 가격 '껑충'…정부, 대책반 운영

입력 2020-09-11 11:20
수정 2020-09-11 11:22

올해 긴 장마와 늦은 태풍 영향으로 추석 주요 성수품 가격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어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주요 품목의 공급량을 확대하고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비대면 판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 여건 지난해보다 악화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일 내놓은 '2020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출하 및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 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봄철 냉해로 과수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여름철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주요 농산물의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의 경우 추석 성수기(17∼30일)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12.8% 적은 5만7천t 내외로 추산됐다. 출하량이 줄면서 홍로사과 상품(上品) 5㎏ 한상자당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56.1% 오른 3만6000~4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봄철 냉해, 여름철 긴 장마의 영향으로 동록(과피가 매끈하지 않고 쇠에 녹이 낀 것처럼 거칠어지는 현상)·엽소(햇빛에 의해 잎이 말라 검게 변하는 것) 등 생리장해 발생이 늘었고 기형과일 발생도 지난해보다 증가해 '상품'의 비율이 줄었기 때문이다.

배는 저온·태풍 피해와 장마 이후 병해충 증가로 지난해보다 5.1% 적은 5만4000t이 출하되고 신고배 상품 7.5㎏ 한상자당 도매가격은 34.2% 오른 3만~3만3000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사과·배와 달리 감은 공급이 늘어난다.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늦어지면서 서촌조생뿐만 아니라 조·중생종과 만생종 품종까지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촌조생감 상품 10㎏ 한상자당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72.0% 떨어진 1만5000~1만8000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배추와 무는 추석 성수기까지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 배추는 출하면적과 단수가 줄면서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1.4% 감소할 전망이다.

추석 2주 전부터 고랭지배추 출하량이 늘 것으로 보이나 10㎏당 도매가격(가락시장 기준)은 지난해보다 21.8% 오른 1만3000원 내외로 예상된다. 무 역시 추석 2주 전부터 고랭지무 출하량이 늘지만,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7% 감소하면서 20㎏ 도매가격은 4.2% 상승한 1만6000원으로 예측됐다.

계란은 9월 산란용 닭 마릿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했지만, 노계 비중이 커져 생산성이 떨어짐에 따라 특란 10개당 가격은 지난해보다 1.3~10.5% 상승한 1만2000~1만2000원으로 예상된다.

축산물은 추석 명절 수요가 많은 한우를 중심으로 오른다. 추석 대비 한우 도축량은 5만3000~5만4000마리로 지난해보다 2~4% 느는 반면에 가정 내 소비가 늘고 가격이 오른 과일 대신 한우를 선물하려는 수요가 생기면서 전체 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8.0% 오른 2만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다만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등급판정 마릿수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8.4~3.9% 하락한 ㎏당 4100~4300원으로 추산됐다. 정부, 수급안정 대책반 운영...모니터링 강화 정부도 물가 안정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7~29일 민·관 합동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반을 운영하고 태풍 피해 상황을 파악과 주요 성수품 수급 상황, 가격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축산물 도매가지수는 5월 110.5에서 8월 중순 123.6까지 올랐다가 9월 상순 114.3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 증가하는 점을 반영해 비대면·온라인 판매도 강화한다. 공영홈쇼핑에서 추석 성수품 판매방송을 집중 편성하고 e-하나로마트에서 선물세트 사전 예약제를 운영한다. 온라인 맘카페, 유튜브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한 언택트 홍보도 추진한다.

추석 선물 가액한도 상향과 연계해 명절 선물 보내기 캠페인 등 소비 활성화도 도모할 예정이다. 자조금 단체, 생산자협회 등을 활용해 선물 보내기 캠패인을 추진하고 소비자가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선물안내용 스티커 부착을 확산한다.

명절 수요가 몰리는 과일·축산물 중심으로 가격대를 다양화한 선물세트를 구성하고 할인·판촉행사도 진행한다.

추석 성수품 유통시기 농산물 부정유통 행위를 막기 위해 특별사법경찰 1110명 등 4600여명의 감시 인력을 운영한다. 육류·과일류·쌀 등 중점 관리품목은 원산지표시·축산물이력·양곡 표시 등을 일제 단속한다. 축산물 작업장의 위생관리를 위해 도축장 특별 위생 감시도 시행할 예정이다.

장마·태풍 피해를 입은 농업인 경영안정을 위해 영양제 할인공급, 친환경 농산물 판촉행사, 정책자금 금리 인하와 상환 유예 등도 지속 추진한다. 학교급식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환경농산물 생산 농가를 위해 친환경농산물 할인 판촉행사도 추진한다.

권재한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농가 경영안정과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성수품 수급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어려움 극복의 일환으로 청탁금지법상 농축수산 선물 상한액이 한시 상향된 만큼 우리 농축산물을 많이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