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부동산 인플루언서들을 수사하겠다고 발표한 후 집값 상승을 예상했던 부동산 유튜버들이 줄줄이 '방종(방송 종료)' 하고 있다.
때문에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 외압 때문에 부동산 유튜버들이 방송을 중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구독자 35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재테크 읽어주는 파일럿'은 지난달 23일 방송을 종료했다.
해당 유튜버는 방송을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유튜브는 취미 생활이고 항공사에서 근무하면서 파일럿을 하고 있다"며 "유튜브가 워낙 커지다 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좀 곤란한 상황에 종종 처하게 됐다. 회사가 직접적으로 (유튜브를 하지 말라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굉장히 정중하게 곤란한 상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회사 측의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고민을 해보니 제가 있어야 할 곳은 비행기 조종석"이라고 말했다.
구독자 6만여명의 유튜버 '석가머니'도 지난 5일 채널을 없앴다. 석가모니는 유튜브를 떠난 이유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모든 영상을 내렸다.
13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박병찬의 부동산 부자병법'은 최근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유튜버는 "시장 상황이 상황인 만큼 혹시 시세 교란행위에 일조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노파심에 당분간 멤버십 서비스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2일 시장 교란행위 대응 방안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교란행위에 대해 올해 2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의거해 합동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의심사례에 대해 내사에 착수하고 형사입건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공인중개사법은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특정 공인중개사의 중개의뢰를 제한·유도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며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과 달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구독한다고 알려진 '쇼킹부동산'(구독자 36만여명), '라이트하우스'(구독자 38만여명) 등은 구독자가 늘며 활발한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두 채널은 '폭락 시작됐다', '지금 집 살 때 아니다'라며 부동산 하락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와 진짜 무섭다. 무슨 개인의견 내는데도 정부에서 막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공산주의 국가" "공산국가 다 됐네. 소오름"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