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생글 14기, 서울대 경제학부 20학번 김채현입니다. 이제 2학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3 학생들은 수시 준비에 여념이 없고 1, 2학년 학생들도 진로와 입시에 대한 고민이 깊어갈 시기일 듯합니다. 제 경험과 조언이 여러분의 고등학교 생활을 설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3년 동안의 대학 입시를 겪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저는 이제 대학이 어떤 학생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고자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학종을 막막하고 어렵게 생각하지만, 3년 동안 이것만 이뤄낼 수 있다면 대학은 여러분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나만의 스토리 만들기’입니다. 다시 말해, 나를 특정한 콘셉트로 이미지화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학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발품 팔고 다양한 방법론에 익숙한 인재’로 어필저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면 환경이 마땅치 않아도 온 사방팔방 발품을 팔면서 독파해내고야 마는, 인문계열 학생임에도 수학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방법론으로 연구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익숙한, 잠재력 넘치는 인재’로 저 자신을 어필했습니다. 물론 그 콘셉트를 직접 말로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이 학교에서 직접 해낸 활동들로 자신을 그런 모습으로 이미지화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 활동들이 바로 아래에서 설명할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등입니다.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은 자신을 교과지식과 관련지어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공간입니다. 모두가 함께한 교과 지식 습득에서 한걸음 나아가, 자신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와 더불어 더 공부해보거나 교과 지식과 관련된 창의적인 활동(캠페인,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보는 경험은 여러분의 학업에 대한 태도를 드러내줄 것입니다. 저 역시 서울대 면접에서 5분 동안이나 세특에 기재된 한 활동에 대해서 질문받았습니다. 그만큼 잘 활용했을 때 자신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영역이 바로 교과 세특입니다. 독서는 양을 따지기보다 깊이 있는 의미를 담았는지가 중요창의적 체험활동에는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창의체험에서도 학교에서 진행되는 행사나 활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주체인 ‘내’가 무엇을 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체 활동은 자율성을 띠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면모를 보여주는 활동을 수행하면 아주 좋은 기회로 작용합니다. 봉사활동은 없다고 해서 나쁘게 작용하진 않지만,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학생 자신’이 없는 봉사활동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번역 봉사를 했는데 번역 봉사활동과 연계해 국가별 어린이들의 삶의 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고, 번역 봉사를 연대(Solidarity)의 개념과 관련지어 홍콩 행정장관에게 탄원편지를 발송함으로써 국제적 연대를 몸소 표방했습니다. 이렇게 무엇을 하든지 자신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런 활동들에 교과 지식이나 독서 활동이 결부된다면 더욱 좋습니다.
독서는 ‘인문학+자신의 관심 분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서양의 고전, 심리, 사회학, 역사 등은 아주 보편적인 내용 속에 깊은 의미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넣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요즘의 입시는 양을 크게 따지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몇 권을 읽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얼마나 질적인 독서를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김채현 생글 14기, 서울대 경제학부 20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