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 전 농구감독이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반성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인터뷰게임'에서는 강동희가 승부조작 사건과 관련한 심경을 밝히고 사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동희는 "과거 농구선수였고 프로농구팀 감독이었다. 평생 코트 위에서 살았던 저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농구 코트를 떠나야 했다"며 "당시 저로 인해 상처 받은 팬들, 가족들, 지인들 그리고 저를 믿고 따라왔던 동부 선수들. 지켜주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뒤늦게나마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동희는 한국 농구계를 대표하는 전설의 포인트 가드다. '코트 위의 마법사'로 불리던 그는 은퇴 후 프로농구 감독으로 활약하며 팀을 정규리드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러다 2013년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돼 충격을 안겼다.
강동희는 "지난 2011년 2월 즈음이었다. 순위가 결정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시점에 오래된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예정대로 주전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돈을 줬고, 내가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 돈을 받으면 안 되는 거였다. 그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큰 잘못을 한 거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강동희는 어머니, 아내, 자신의 오랜 팬, 서장훈, 스승인 정봉섭 전 중앙대 감독, 당시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영만 코치, 팀을 이끌었던 고참선수 박지현 등을 만나 용서를 구했다. 자신이 데리고 있던 선수들에게도 전화로 사죄했다.
강동희에게 '인터뷰게임'을 제안한 건 허재였다. 허재는 "형으로서 너무 답답했다.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4~5년은 그러고 다니더라"며 "모든 걸 털어 놓고 같이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동희는 "방송이 끝나고 여러가지 질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면서 "다 털어버리고 후련한 마음이면 정말 좋겠지만 한 20~30%의 무거움을 덜어냈을 뿐이다. 평생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순간 모든 게 후련해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털어버리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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