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초승인 백신 데이터 이상해"…과학자들 공개서한

입력 2020-09-11 07:28
수정 2020-09-30 00:31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승인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연구의 신뢰성에 여러 과학자가 의문을 제기하며 공개 서한을 보냈다.

미 CN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과학자 27명이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실험 데이터가 불완전하고 "있을 것 같지 않은 패턴"을 보인다고 지적한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공개서한은 러시아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지난 4일 게재한 의학전문지 랜싯의 편집장에게 보냈다고 이들은 밝혔다.

이들 과학자는 가말레야 센터의 임상시험에 참가한 다수의 피실험자가 각기 다른 시점에서 동일한 항체 수치를 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공개서한은 "보고된 실험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다수의 데이터 패턴이 있다"며 확률적인 측면에서 "매우 가능성이 적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랜싯에 실린 임상시험 결과에 수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들은 서한에서 "특히 명백한 중복이 탐지된다는 점과 관련해 제시된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어떠한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서한에 서명한 27명의 과학자는 대부분 유럽 출신이나 미국과 아시아 과학자도 포함됐다고 CNBC는 전했다.

공개서한에 서명한 엔리코 부치 미국 템플대 교수는 CNBC에 "우리는 공개된 데이터가 완전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명확한 설명을 요구한다. 요점은 데이터가 누락됐고, 이상한 데이터 패턴이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부치 교수는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면역세포들이 다수의 피실험자에서 동일한 반응을 일으켰다는 점을 지적했다.

과학자들의 문제 제기에 랜싯 측이 가말레야 센터에 답을 요청했다고 부치 교수는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