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일본 택시기사들은 음식배달업을 겸할 수 있게 된다. 도쿄 도심의 사무실 임대료는 8년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본 서비스업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아카바 가즈요시 일본 국토교통상은 11일 국무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10월 1일부터 택시의 음식료품 배달을 제도화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택시는 여객 손님만 운송할 수 있었지만 허가를 받으면 음식료품도 나를 수 있다. 9월 초 기준 음식배달업을 허가받은 전국의 택시사업자는 1739곳, 등록 택시는 5만4009대에 달한다.
택시의 음식배달은 지난 4월부터 5월 13일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사태를 선언한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경영난에 빠진 택시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였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특례기간을 9월 말까지 한 차례 연장했다가 이번에 아예 제도화했다.
배송 요금은 택시회사와 음식점이 정한다. 차량 트렁크에 음식을 실어 배달하는 게 원칙이다. 일본의 음식배달 시장은 ‘데마에칸’과 ‘우버이츠’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새롭게 음식배달업에 뛰어든 택시회사들은 지방의 음식배달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사무실 임대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 중개 전문회사인 미키상사는 8월 도쿄 도심 5구(지요다구, 주오구, 미나토구, 신주쿠구, 시부야구)의 사무실 평균 임대료가 3.3㎡당 2만822엔(약 23만2805원)으로 전달보다 0.8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도심 사무실 임대료가 떨어진 건 2013년 12월 이후 80개월 만이다. 7월만 하더라도 평균 임대료가 2만3014엔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8월 도심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3.07%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도심 공실률이 3%를 넘어선 건 2018년 2월 이후 30개월 만이다. 도심 사무실의 임대료가 하락 전환하고 공실률이 높아진 건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사무실 무용론’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키상사는 “중장기적으로 사무실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임차인을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해 중소형 오피스빌딩을 중심으로 임대료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