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렌레이븐은 스웨터 등 옷에 쓰이는 아크릴사를 생산하는 방직업체였다. 값싼 중국 제품이 밀려 들어오면서 매출이 반토막 나자 사업을 통째로 바꿨다. 일용품인 아크릴사가 아니라 특수용품인 방호복, 탄광 전용 나일론사 등을 제조했다. 단순하게 값싸고 질 좋은 실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전문적인 기술로 고객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변신했다. 이를 통해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이자 경영사상가인 애덤 데이비드슨은 《나는 무조건 성공하는 사업만 한다》에서 글렌레이븐을 사례로 들며 “일용품 시장에 비하면 틈새시장은 작아 보이지만 그런 영역을 하나둘 늘려가다 보면 안정적으로 사업을 꾸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전략과 변화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하고, 그 비결을 분석한다.
차별화된 시각으로 접근해 장수하는 기업의 사례로 뉴욕에 있는 헬스장 콘보디가 등장한다. 콘보디에는 일반적인 헬스장과 다른 점이 있다. 근무 중인 헬스트레이너가 모두 교도소 수감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콘보디 창업자 코스 마테는 수감자 시절 기구 없이 쉽게 운동하는 법을 개발해 헬스장을 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을 과감하게 드러내 성공 포인트로 역전시켰다.
허쉬도 포기한 100% 유기농 초콜릿 바 시장을 살려낸 오초캔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사로잡은 시골의 브러시 공장인 브라운브러시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저자는 강조한다. “싸게 만들고 많이 파는 박리다매식의 20세기 성공 법칙을 따라 하면 무조건 실패한다. 뉴노멀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