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기세의 충돌

입력 2020-09-10 17:12
수정 2020-09-11 03:25

백62는 강수다. 그냥 67에 들여다보고 흑이 65에 이을 때 63으로 받아두면 무난한데, 끊기는 것도 두렵지 않다는 얘기다. 흑도 무식한 모양이지만 63에 집는 강수를 두어 바둑은 재밌어진다.

인공지능(AI)은 백64로 참고도 백1로 잇는 진행을 보여준다. 백9 이하 17로 파호한 뒤 23까지 사석작전이다. 역할이 끝난 돌은 가볍게 버리는 AI의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흑 ‘가’는 백 ‘나’로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살아있다. 흑도 이 진행이 싫다면 수순 중 4를 5에 두어 참을 수 있지만 끊는 것이 내친걸음일 것이다.


실전은 흑도 67 이하 파호했지만 백도 68 이하 진출해서 불만이 없다. 76이 백으로서는 기분 좋고 흑으로서는 아픈 자리다. 잇자니 당한 모양이고 반발하자니 실전인데, 실전은 84까지 백 실리가 커졌다.

흑87로 89는 백95의 침입을 부른다. 실전은 흑이 낮게 간 만큼 88로 어깨를 짚어 삭감한다. 흑이 열심히 따라가야 하는 형세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