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판매 늘었지만 '콜' 달갑진 않아"

입력 2020-09-10 15:36
수정 2020-09-10 17:55

30대 이모씨는 대구에서 3년5개월째 국밥집을 운영 중이다. 전용면적 198㎡ 남짓의 중간 규모 가게로 이씨를 포함해 5명의 직원이 함께 일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방문 손님 대신 포장과 배달 손님이 늘었지만 계속 울리는 콜 소리가 달갑지만은 않다. 배달비용과 포장비용 등의 부담 때문이다.

이씨는 배달대행업체 두 곳을 이용하고 있고, 전체 매출의 약 15%를 배달 수수료로 지급한다. 배달대행업체에 고정적으로 내는 월 회비도 5만원이다.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는 건당 최소 3000원이다. 배달을 위한 포장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밥용기, 반찬용기, 일회용 수저, 비닐, 랩 등에 쓰는 게 월 50만~60만원 선이다. 이씨는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아 전체 배달의 30% 정도는 직접 뛰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손님들은 늦어지는 배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일하는 최모씨(35)는 “오후 5시 반에 저녁식사를 배달시켰는데 7시에 도착한 적도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후 기본 1시간은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포구에 사는 이모씨(26)는 “배달 예상시간만 70분이었는데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 더 지나서도 도착하지 않아 가게에 전화를 걸었다”며 “소비자로서는 배달비도 만만치 않은데 늦어지고 음식도 식어서 오니 불편하더라”고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피자집은 최근 주문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배달기사가 덜 몰리는 배달대행업체를 선택해달라는 내용이다. 안내문에는 “금전적 이익을 취하려는 게 아니라 서비스질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지난 7월부터 유명 배달대행업체 B사, C사를 통해 주문하면 기사가 부족해 배달이 늦어지면서 소비자의 주문 취소 요청과 컴플레인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돼왔다”고 했다.

하지만 배달 주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0일 알바천국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재확산된 8월 넷째주(24~30일)엔 같은 달 첫째주(3~9일)에 비해 배달 관련 구직공고 수가 17.5% 증가했다. 대행업체들은 배달대행 수수료를 올리기도 했다. 생각대로 등은 지사별로 수수료를 500~1000원씩 올렸다. 8월 배달 앱 결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월 결제액은 1조2000억원을 넘어섰고, 결제자 수는 1600만 명에 달했다.

최다은/김남영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