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2' 이태곤 "'도시어부' 멤버들과 시트콤 찍고파"

입력 2020-09-10 08:36
수정 2020-09-10 08:38


이태곤의 재발견이다. ‘엄근진’(엄격+근엄+진지)의 대명사인 줄 알았더니, ‘부캐’ 부자 예능인으로 각광받고 있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에서 그는 ‘카바레 낚시꾼’, ‘킹태곤’에 이어 최근 ‘곤형래’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저 낚시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낚아올린 이태곤을 만나 ‘도시어부’로 살고 있는 요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간 이태곤이 느끼는 낚시의 매력은 무엇인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어서 재밌다. 마치 인생 같다. 일년에 이렇게 작정하고 낚시를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겠나? 자연이랑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로 좋다. 그래도 82cm 참돔 기록이 있으니, 프로그램 하차 전에 9자를 한번 낚아보고 싶다. 실제 제주에서 참돔이 1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고도 하더라. 근데 그 정도 크기면 거의 영물 아닌가? 만약 잡는다면 놓아줘야 할 것 같다.

-낚시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를 했고, 레포츠 판도를 바꿨다는 이야기도 많다.

낚시 인구가 현재 8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대중화된 스포츠인 셈이다. 하지만 90%가 생활 낚시 수준이고 선수급은 아직 많지 않다. 거기에 낚시 용품 시장은 사실 80년대에 머문 수준이다. 낚시 장비가 원래는 골프 이상으로 고가인 데다,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그런데 국내 낚시 장비 업체들은 아직도 고급 브랜드화, 공격적 마케팅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많은 프로 선수들이 해외 브랜드를 선호한다. 나 또한 그 점이 아쉬워서 ‘도시어부’를 통해 낚시에 대해 좀 더 연구하고 배워서 낚시용품의 브랜드화를 시도해 볼까 고민 중이다.

-횟집 사장님을 꿈꾼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사실 횟집 오픈 권유를 많이 받긴 했는데,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다. 식당을 열면 아무래도 사장이 상주해야 하지 않나? 양식장, 활어차, 식자재 관리 등 여러 신경 쓸 일이 많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 같아서, 횟집 오픈 계획은 접었다. 대신 낚시 브랜드를 연구하고 있다. 저만 해도 장비 하나 마련하려면, 해외에서 직구를 이용해야 해서 불편함과 아쉬움이 있다. 그 점을 보완하고 뚫을 수 있는 국내산 브랜드를 하나 기획해 만들고 싶다.

-지인 특집에서 윤보미에게 ‘폭풍’ 자상함을 보여줘서, 큰 화제를 모았다.

내 손님으로 모신 게스트니까 무조건 잘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우산도 씌워 주고 한 건데, 나중에 편집된 방송분으로 보니까 오글거리긴 하더라. ‘늑대의 유혹’ 우산신과 비교되기엔 내가 나이가 많으니까. 재밌는 건 당시 방송분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거다.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셨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연기적인 갈증도 있을 것 같다.

보통 주위서 이태곤 하면 사극이나 센 캐릭터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어떤 걸 해야겠다고 정해 놓은 부분이 전혀 없다. 악역도 좋고, 시트콤 같은 가벼운 장르도 좋다. ‘도시어부’ 멤버들을 주제로 한 시트콤을 만들면 대박나지 않을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편하게 보여주는 연기를 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쉴 때 주로 뭘 하는지?

요즘은 넷플릭스로 드라마를 많이 본다. 역사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좋아한다. ‘바이킹’, ‘드라큘라’, ‘헨리 5세’ 등의 드라마를 밤새 몰아서 본다. 해외판 사극 같은 느낌이다. 만약 다시 사극을 한다면 연산군이라 이방원 같은 악역을 해봐도 재밌을 것 같다. 배우는 기다림의 직업이라, 오래 작품을 못하면 힘이 빠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시트콤 기획하는 방송국 어디 없나? 있으면 추천 좀 해달라.(웃음)

김나경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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