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부사장 출신의 카카오 소환…정말 AI 편집 맞나

입력 2020-09-09 09:39
수정 2020-09-09 09:41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이 같은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좌진과 나누던 중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그동안 '알고리즘'으로 불리는 시스템, 인공지능(AI)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소환'을 두고 그동안 뉴스 편집 과정에서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과방위 소속 윤영찬의 '외압 의혹'윤영찬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윤영찬 의원이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사진을 보내자 보좌진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된다"고 했고, 윤영찬 의원은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달라"고 답했다. "카카오 너무한다. 들어오라 하라"는 메시지도 적어 보냈다.

윤영찬 의원은 카카오·네이버 등 포털사업자를 피감기관으로 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이다. 초선인 윤영찬 의원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낙연 대표의 직속 후배다. 네이버 부사장과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을 거쳐 지난 4월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윤영찬 의원은 과방위 신상 발언을 통해 "네이버 부사장 시절 대관 담당으로 많은 의원과 얘기를 나눴고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의원님들 말씀을 충분히 듣는 게 저희 임무라고 생각했다"며 "(포털 뉴스 편집에 대해)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박성중 "AI 편집은 맞지만 개입의 소지 있다"국민의힘은 윤영찬 의원의 행동이 명백한 '포털 탄압'이자 '포털 개입'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된 국회 과방위 산하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도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윤영찬 의원이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이해관계인인 만큼 현재 국회 과방위 사퇴를 적극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선 사보임을 시키라며 압박 중이다

국회 과방위 소속의 박성중 의원은 "그동안 네이버와 다음을 주시해오고 자료도 축적해와 관련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뉴스 노출과 편집이 AI에 의해 하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일부 편집위원이 있어 자의적으로 개입되는 경우가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댓글이나 공감수를 봐서 메인에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람에 의한 개입을 무시할 수가 없다"며 "윤영찬 의원의 메시지를 보면 '강력히 항의'하라고 한다. 이는 한 두 번 한 것이 아니라고 보여져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