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집값 4억 내렸다" 자화자찬…알고 보니 편법 거래

입력 2020-09-09 17:45
수정 2020-09-09 17:47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서울 집값 안정화' 근거로 제시한 아파트 거래는 법인이 가족에게 매각한 편법 거래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남기 부총리는 전날(8일)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8·4 공급 대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실거래가가 대폭 내린 사례를 소개했다.

그 중 하나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18층)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7월 초 28억5000만원(25층)이던 것이 8월에 24억4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한 달 사이에 시세가 4억원 이상 내린 것이다.

그러나 해당 거래는 법인 명의 아파트를 가족에게 시세보다 대폭 낮은 가격에 넘긴 것이어서 계약 내용에 따라 세금 탈루 등의 혐의도 의심되는 사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최근 여권에서는 연이어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 야권은 "서민을 궁지로 몰고 자화자찬 하고 있다" "국민은 울고 싶은 심정"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강력 반발했다.

김현미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부동산 관련 법안이 8월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최근 시장에선 갭투자가 줄어들고 있고, 법인 등이 가진 물건이 매매로 많이 나오고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노영민 실장도 같은날 국회 운영위에 출석해 "그동안 계속된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따라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민 실장은 "한국감정원 발표 자료를 분석해본 바에 의하면 현재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다. 주간 통계에 의하면 서울, 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은 2주 연속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에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올 2분기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계층이 월세 등으로 지출한 주거비가 1년 전보다 1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누구나 월세 사는 세상이 온다더니 저소득 취약계층을 더 어려운 궁지로 몰아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목적이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집값 폭등) 사과는커녕 '부동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국민 다수가 지지하고 있다'는 실장님과 장관님의 합창. 국민은 울고 싶다"고 성토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