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10% 밑으로 떨어졌지만…"美 실직자, 되돌아갈 자리 없다"

입력 2020-09-09 13:05
수정 2020-09-10 01:38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0% 미만으로 떨어졌지만 미국 내 일자리 사정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면서 기업 등의 구인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8일(현지시간) 노동시장 정보 제공 사이트인 ‘인디드’ 자료를 토대로 미국 실직자들이 되돌아갈 수 있는 충분한 일자리가 없다고 보도했다. 인디드에 따르면 미 50개 주 전역에서 1년 전보다 구인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대도시가 있는 주의 사정이 나빴다. 지난 4일 기준으로 뉴욕이 있는 뉴욕주,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가 속한 캘리포니아주,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주, 보스턴이 있는 매사추세츠주의 구인 수요는 1년 전보다 30% 안팎 줄었다.

국내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하와이와 워싱턴DC에선 구인 수요가 1년 전보다 각각 46%, 40% 감소했다. 반면 아이오와 아이다호 사우스다코타 앨라배마주는 구인 수요 감소폭이 1년 전 대비 4~8%에 그쳤다. 제드 콜코 인디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침체는 결국 지방의 침체라기보다 대도시의 침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 같은 일자리 부족 현상도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오랫동안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훨씬 적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언젠가는 일자리가 과거 수준으로 늘어나겠지만 그 시점은 “내년이나 내후년이 아니라 5년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은 8.4%로, 코로나19 이후 처음 10% 밑으로 내려갔다. 또 8월 한 달간 비농업 분야에서 전월 대비 137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훌륭한 일자리 수치”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지난 3~4월 코로나19로 감소한 2220만 개의 일자리 중 절반인 1150만 개가량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