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카카오 소환' 논란과 관련해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드는 뉴스가 메인에 올라왔다고 바로 포털 담당자를 불러서 강력히 항의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웅 전 대표는 8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포털을 자기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거니와 포털이 발표했듯이 뉴스편집은 AI 가 전담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웅 전 대표는 아울러 포털의 뉴스편집을 AI가 전담하는 것에 대해서도 "뉴스의 중립성에는 사람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재웅 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AI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규칙 기반의 AI는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의 생각이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AI 시스템이 채용면접을 한다고 해보자"면서 "규칙기반의 AI는 그것을 설계한 사람이 학점에 비중 0.1 웃는 외모에 비중 0.2 수능성적에 비중 0.3 동아리 리더십 경력에 비중 0.2를 두겠다고 결정하면 그것에 맞춰서 계산해서 점수를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에) 중립적이고 차별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인공지능은 우리가 설계한대로 혹은 우리의 현상을 반영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높지 AI라고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전 대표는 "AI시스템이 차별하지 않는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감사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어떻게 그런 판단을 했는지 들여다보고 분석해보지 않고 AI시스템이니까 중립적이라고 답하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다"라고 전했다.
이재웅 전 대표는 "윤영찬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한 포털의 'AI가 했으니까 우리는 중립적이다'라는 이야기도 윤영찬 의원의 항의만큼이나 무책임한 답변이다"라며 "어떤 가치판단을 가지고 어떻게 뉴스편집을 하도록 설계된 AI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누군가에게 텔레그램 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에는 윤영찬 의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 기사가 걸린 포털사이트 다음(Daum) 모바일 메인 화면을 캡처해 보내자 상대방이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반응하는 모습이 담겼다.
윤영찬 의원은 "이거 (다음 모회사인)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며 "카카오 너무하는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지시했다.
앞뒤 맥락상 윤영찬 의원이 다음 포털 메인 편집에 불만을 품고 카카오 관계자를 국회로 부르도록 보좌진에게 지시한 것으로 해석됐다.
윤영찬 의원이 불만을 터뜨린 사실이 논란이 되자 카카오 측은 "뉴스 편집은 인공지능(AI)이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웅 전 대표는 현재 카카오와 합병한 포털사이트 다음을 창업한 인물이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메인 편집은 AI가 하고 있으며 노출 기준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