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먹튀할 생각이 아니라면 나랏빚 갚을 계획 밝혀라"

입력 2020-09-08 17:26
수정 2020-09-09 01:34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서 문재인 정부의 막대한 재정 지출과 재정 건전성 악화, 경제정책 효과 등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노동, 규제 개혁 등 근본적인 처방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하루살이 국가가 아니다”며 나날이 악화하고 있는 재정 건전성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한 개인의 살림도 수입과 지출을 따지는 계획이 있는 법인데, 한 나라의 재정 운영 기준과 원칙이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먹튀’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빚을 갚을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코로나 국난’이라고 말하지만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지금처럼 미증유의 어려움이었다”며 “그러나 그때도 나라 곳간을 함부로 헐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 180조원, 박근혜 정부 때 170조원 늘었던 나라 빚이 문재인 정권 5년간 무려 410조원 늘게 된다”며 “부채 증가율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고용보험 등의 고갈을 언급하며 “미래세대의 사회안전망이 무너져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은 2019년 2조8000억원 적자이고, 국민연금은 2056년 적립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며 “공무원연금은 지난해에만 2조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고용보험기금 적자 폭은 올 연말이면 3조2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5조원 늘어난 30조6000억원으로 편성했고, 지난 4년 동안 무려 1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퍼부었지만, 청년 실업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실업자 수는 113만8000명, 실업률은 역대 최고였다”고 지적했다. 또 “극심한 경기침체 극복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다면서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해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실패한 일자리 정책을 재포장한 ‘올드딜’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대신 노동·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간과 기업의 활력을 높여서 이뤄내는 것”이라며 “프랑스가 경제, 노동개혁으로 30년간의 저성장·고실업에서 벗어나 유럽의 경제 모범국으로 우뚝 선 과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