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연내 국고채 5조원어치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적자국채 물량이 쏟아져 국채 시장 금리가 뛰는(채권가격은 하락)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자 한은이 전격 매입에 나선 것이다.
한은은 올해말까지 5조원 안팎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향후 국고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수급 불균형과 시장금리 급변동을 선제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네 차례에 걸쳐 국채 6조원어치를 단순매입한 데 이어 추가로 매입에 나선 것은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는 등의 여파로 국채 금리가 연일 뜀박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5일 연 0.795%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지만 이달 4일 연 0.929%로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지난 7월 30일 연 1.281%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4일 연 1.527%로 반등했다. 이날 3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24%포인트 내린 연 0.949%, 10년 물 금리는 0.017%포인트 내린 연 1.555%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하는 것은 올해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확정된 데다 정부가 내년 예산(555조8000억원)을 올해보다 8.5% 늘리겠다고 한 영향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적자국채 발행량이 큰 폭으로 불어나 국채 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0.5%로까지 끌어내렸지만 시장 금리가 뛰면서 통화정책도 혼선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국고채를 사들여 이 같은 금리 급등 흐름을 막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시장 상황을 고려하되 가급적 월말께 국채를 매입하고 동시에 한은 증권단순매매 대상기관을 상대로 복수금리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매입과는 별도로 시장금리가 급변동할 때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