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온라인 사업자 등록 건수가 최근 5개월간 기존 대비 4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조치가 장기화되자 사람들이 수입을 얻기 위해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리핀 통상산업부는 8일 성명을 통해 필리핀에 등록된 온라인 업체가 지난 3월 1700개에서 지난주 7만5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최근 급증한 온라인 업체는 대부분 중소규모다. 코로나19로 인해 상점이나 공장이 문을 닫아 소득에 타격을 입은 이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농산품이나 마스크를 소규모로 파는 식이다.
라몬 로페즈 통상산업부 장관은 "코로나19로 인한 한 가지 좋은 점은 필리핀의 전자상거래 도입이 가속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로 세금 거둘 곳이 줄어든 필리핀 정부에겐 반가운 소식"이라며 "필리핀은 온라인 사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필리핀에선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물물교환 그룹도 여럿 생겼다. 본인이 가진 물건을 올리면 그 물건을 원하는 이들이 바꿔갈 물건을 댓글로 제시하는 식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이같은 그룹은 100개 가량에 달한다. 회원 수는 200만명이 넘는다.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지 않아 봉쇄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국내 이동 제한을 유지한다.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는 일반적 격리조치 대상지역으로 재지정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정원 수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시행하는 조치다. 필리핀은 앞서 메트로 마닐라 일대 준봉쇄 규정을 완화했다가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19일부터 마닐라 전역에 야간 통행 금지를 시행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7일까지 필리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만8727명이다. 이날 1383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