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현대미술을 이끄는 신(新)라이프치히파의 대표 작가 팀 아이텔(49)은 서독에서 태어나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고 과거 동독 지역이었던 라이프치히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구상회화가 강했던 동독과 추상성이 강했던 서독의 화풍이 더해진 라이프치히의 독특한 스타일을 이어받았다.
그는 “내 그림에서 사람(구상)을 빼면 추상만 남는다”고 말한다. 일상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뒤 필요한 부분만 모티프로 따와 색면과 화면분할 등 추상적으로 구성한 화면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그림에는 뒷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등을 돌리고 선 사람, 고개를 숙인 채 걸어가는 사람, 무엇인가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사람의 뒷모습…. 2001년작 ‘MMK’는 프랑크푸르트 현대미술관에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긴 젊은 여성의 뒷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앞모습은 꾸밀 수 있어도 뒷모습은 숨길 수 없다고 한다. 뒷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이텔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들이 더 오래 머무는지도 모른다.
다음달 18일까지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팀 아이텔 개인전 ‘무제(2001-2020)’에 ‘MMK’를 비롯한 대표작 66점이 나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임시 휴관이 끝나야 볼 수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