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주가 동반 급등했다. 최근 화학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고, 허리케인이 미국 대형 화학공장이 있는 지역을 강타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공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유화는 7일 25.54% 상승한 14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롯데정밀화학(12.45%), 금호석유(13.66%), 롯데케미칼(12.02%) 등도 줄줄이 동반 급등했다. 이날 상승으로 대한유화, 롯데정밀화학, 금호석유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에 대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로라’가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지애나주는 사솔, 웨스트레이크 등 미국 대형 화학업체의 생산시설이 있는 지역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인 지난달 31일 미국 에틸렌(화학제품 원료) 생산시설의 19%가 여전히 가동 중단 상태였다. 허리케인으로 생산시설이 망가지는 등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수요 대비 제품별 생산 차질 규모는 모노에틸렌글리콜(MEG) 7%, 에틸렌 4%,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3% 등으로 추산된다. 웨스트레이크는 거래업체에 보낸 공문에서 “제품 공급을 중단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상황이 언제 해결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전했다.
최근 화학제품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왔다. LDPE은 지난 4월 t당 761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지난달 975달러로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자상거래가 늘면서 포장재 수요가 급증했고, 마스크 등 위생재에도 화학제품이 원료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허리케인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제품 가격의 단기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