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 했다가…조코비치 충격의 실격패

입력 2020-09-07 11:12
수정 2020-12-06 00:01
현 남자 테니스 최강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또 사고를 쳤다.

조코비치는 7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4회전(16강) 20번 시드 파블로 카레노 부스타(27위·스페인)와 경기에서 1세트 도중 실격패했다. 한때 5-4까지 앞서다 연달아 스코어를 내줘 5-6으로 밀리자 순간 집중력을 잃었는지 베이스라인 뒤로 무심결에 공을 ‘툭’하고 친 것이 화근이었다. 이 공은 선심의 목에 정통으로 맞았다.

선심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공을 쳐낸 순간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조코비치도 황급히 선심에게 다가갔다. 경기는 중단됐고 심판은 조코비치의 실격패를 선언했다. 조코비치는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고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중 ‘홧김’이나 고의로 친 공에 심판 등 코트 내 경기 진행 요원이 맞으면 실격 대상이다. 외신에 따르면 2017년 데이비스컵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가 실수로 심판 얼굴을 공으로 맞혀 실격당했고, 1995년 윔블던에서는 팀 헨먼(은퇴·영국)이 복식 경기 중 볼걸을 맞혔다가 실격당한 적이 있다.

조코비치는 이후 SNS를 통해 “주최 측이 그(선심)가 괜찮다고 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의는 아니었지만 매우 잘못된 행동이었다”며 “US오픈 주최 측과 선심에게 사과하며 이번 일을 선수이자 한 명의 인간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일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대회 탈락으로 랭킹 포인트는 물론 그간 승리로 받은 상금(25만달러)을 벌금으로 반납해야 한다. 올 시즌 전승 행진도 26경기에서 멈춰 섰다. 메이저대회 단식 18번째 우승 도전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조코비치는 남자프로테니스(ATP)가 중단됐던 지난 6월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에서 미니 투어 대회를 직접 열었다가 자신은 물론 아내, 참석자 다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구설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