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중저가폰 시장은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주름잡아 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중저가폰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저가 제품군을 고도화하고 있다. 중저가폰에도 프리미엄 수준의 기능을 넣고 제품군을 재정비했다. 저렴한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도 속속 내놓고 있다. 애플도 4년 만에 중저가폰을 내놓으며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국내에서는 올해 저렴한 5G 단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값비싼 5G폰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노렸다. 정부가 자급제,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중저가 단말 확대를 주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전자는 지난달 40만원대 5G 스마트폰인 ‘LG Q92’를 출시했다. 가격을 확 낮췄지만 쿼드(4개) 카메라를 장착하고,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G를 장착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사용하고 무선 충전 기능을 빼는 등 포기한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작년 첫 5G 중저가폰인 갤럭시 A90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올해도 5G 중저가 제품을 추가했다. 지난 5월 갤럭시 A90보다 저렴한 50만원대에 ‘갤럭시 A51 5G’, ‘A퀀텀(A71 5G)’을 내놨다. 이 제품 역시 후면에 4대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 홀을 제외한 부분을 모두 화면으로 덮은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4세대 이동통신(LTE) 모델로 확대하면 중저가폰 선택지는 더 넓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A10e, A31, A21s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 LG전자도 Q51, Q61 등을 선보였다. 애플은 지난 5월 50만원대 2세대 아이폰SE를 출시했다. 2016년 아이폰SE를 선보인 뒤 4년 만이다. 중저가폰으로 점유율 확보
프리미엄 제품 못지않게 중저가폰은 중요한 시장이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중저가폰 시장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이윤을 잡고 중저가폰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챙긴다”며 “프리미엄과 중저가 제품군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많이 팔린 스마트폰의 상당수는 중저가폰에 몰려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스마트폰 톱5 중 4개는 중저가폰이었다. 1위는 아이폰11이 차지했지만 그 뒤로는 삼성 갤럭시A51, 샤오미 레드미노트8, 레드미노트8 프로, 애플 아이폰SE 등이 순위권에 올랐다.
최근 코로나19로 고가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20 판매는 코로나19 여파로 전작 대비 60~80% 수준에 머물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종의 평균 출고가는 86만9000원으로 지난해 104만5000원 대비 약 2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중저가폰 라인업을 재편하고 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저가폰을 갤럭시A 시리즈로 정리하고, 프리미엄 폰에 적용될 법한 기능을 추가했다. 인도 시장을 겨냥한 갤럭시M 시리즈도 내놨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중저가폰 시장은 놓칠 수 없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양강구도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공략 박차해외 시장은 중저가폰 격전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를 글로벌 시장에 지속 출시하고 있다. 또 갤럭시M도 인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등으로 출시국을 확대하고 있다. 갤럭시M51은 독일에서 이달 출시된다. 10월에는 인도 시장에 풀린다.
인도 시장에서는 국경분쟁으로 반중 분위기가 일면서 삼성전자가 비보를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LG전자는 K 시리즈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선보인 제품은 K61, K51S, K41S 등으로 세계 20여 개 국에 출시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