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밤 9시에 문 닫자 편의점서 불티나게 팔린 제품들

입력 2020-09-07 09:01
수정 2020-09-07 15:20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된 지난 일주일(8월 30일~9월 5일)간 편의점에서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점들이 오후 9시 이후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다.

편의점 CU는 지난 일주일간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까지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조각치킨 등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지난달 대비 37.2% 증가했다고 7일 밝혔다. 전체 상품군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및 수도권의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38.2% 늘었다. 수도권 외 지역은 31.6%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되며 주점과 음식점들뿐 아니라 편의점들도 오후 9시 이후 취식을 금지했다. 그러나 주류 등과 함께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사 집에서 먹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즉석조리식품은 평소에도 점포 내에서 먹기보다 포장해가는 사람들이 많다”며 “최근에는 편의점의 24시간 배달서비스를 하면서 대면 접촉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석조리식품 외에 간단한 야식 메뉴들의 인기도 높았다. 조리면(파스타, 콩국수, 볶음면 등) 매출은 36.9%, 냉장간편식(피자, 떡볶이, 수제비 등)은 29.6%, 죽·스프류 28.2%, 냉동만두 26.9% 등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들도 많이 팔렸다. 과자 중에서는 팝콘 매출이 24.9%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외출을 자제하고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심야에 수요가 급증하는 주류 중에서는 양주 매출 증가율이 22.2%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소주는 14.9%, 와인 14.2%, 맥주 9.5% 순이었다. 주류와 동반구매율이 높은 냉장안주 (29.0%), 육가공류(21.7%), 마른안주(19.7%) 매출도 늘었다.

심야 유동인구가 줄어들며 매출이 감소한 상품들도 있다. 상대적으로 점포 내에서 먹는 비중이 높았던 컵라면 매출은 11.7% 감소했다. 함께 판매될 때가 많은 꼬마김치도 덩달아 5.6% 줄었다. 음주 후 주로 마시는 숙취해소음료 매출도 37.7% 줄었다. 아이스크림도 21.4% 감소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