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판 뉴딜 활성화를 위해 만드는 '뉴딜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원금 손실 위험이 낮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수십조원 규모의 펀드 조성방안을 제시했지만 매력적인 상품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아서다.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지, 얼마나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투자에 따른 혜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10가지 대표적인 궁금증을 문답형식으로 풀어봤다.
Q1. 개인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뉴딜펀드는 뭔가?
한국판 뉴딜 펀드는 총 세가지 형태로 나온다. 각각이 조성되는 방식과, 투자혜택, 투자처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한다. 먼저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정책형 펀드가 있다. 정부가 3조원, 정책금융기관이 4조원을 출자해 모펀드를 조성한 후 모펀드 출자와 민간 매칭을 통해 20조원 규모의 자펀드를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프라펀드는 민간 금융기관과 연기금 등이 만들게 되며, 민간 펀드는 일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이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정책형펀드의 자펀드, 인프라펀드, 민간 펀드 등에 해당한다.
Q2. 구체적으로 어디에다 투자하나?
한국판 뉴딜펀드의 투자처는 기본적으로 뉴딜 관련 기업과 뉴딜 프로젝트다. 관련 기업은 디지털·그린 뉴딜과 관련된 창업·벤처기업, 중소기업 및 주력기업 등 관련된 모든 기업이 해당한다. 디지털 분야를 선도하는 대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프로젝트 하는 경우 지원 필요성이 크다면 대기업도 투자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는 정부가 한국판 뉴딜 추진 계획을 통해 발표한 각종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그린 스마트 스쿨, 수소충전소 구축 등 뉴딜 관련 민자사업, 디지털 SOC 안전관리시스템,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 뉴딜 인프라,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 관련 프로젝트 등을 망라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해상풍력발전단지, 스마트물류센터, 비대면 업무지원 시설 투자는 광범위하게 민간 뉴딜펀드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정책형 펀드와 민간 펀드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지만 인프라펀드는 뉴딜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만 해당된다.
Q3. 펀드는 언제 가입할 수 있나?
민간에서 자유롭게 조성하는 뉴딜 펀드는 지금도 가입할 수 있다. NH농협의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가 정부가 판단한 민간 뉴딜펀드로 분류된다. 삼성액티브운용은 에너지 및 디지털 산업 주요 종목을 편입하는 '삼성뉴딜코리아펀드'를 오는 7일 출시할 계획이다.
정책형 펀드는 올해 말까지 모펀드를 조성한다. 한국성장금융 등이 우선적으로 8000억원을 출자한다. 내년 예산이 들어오면 자펀드 모집을 시작한다. 일반 국민은 이 시점부터 정책형 펀드에 가입할 수 있다. 인프라펀드도 세법 개정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빨라야 내년 초부터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Q4. 어디에서 살 수 있나?
판매 창구는 증권사 창구를 기본으로 하되, 국민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 등 판매사와 협의해 판매할 수 있다.
Q5. 가입한도는?
현재 지정된 가입한도는 없다. 다만 투자시 혜택을 볼 수 있는 금액 한도는 정해져 있다.
Q6. 세금혜택을 준다는데 얼마나 되나?
정부는 뉴딜펀드의 배당소득세를 낮춰줄 방침이다. 현재 15%인 배당소득세를 9%로 낮추고, 종합과세하지 않는 게 골자다. 종합소득세를 내는 투자자들에겐 상당 부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모든 뉴딜펀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공모형 뉴딜 인프라펀드에만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뉴딜 인프라'에 50% 이상 투자한 공모 인프라펀드가 대상이 된다.정책형 펀드의 자펀드, 민간에서 출시한 뉴딜펀드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저율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투자금 한도는 2억원까지다. 그 이상의 투자금에 대해선 원래대로 과세된다.
Q7. 원금보장이 된다던데?
정부는 뉴딜펀드가 '원금을 사실상 보장하는 것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모펀드를 만드는 정책형 뉴딜펀드에만 해당하는 설명이다.
정부는 정책형 펀드의 자펀드가 손실을 볼 경우 정부자금과 정책금융이 평균적으로 35% 정도의 후순위채권을 먼저 지원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펀드를 만들 때 정부 자금이 약 35% 들어가기 때문에 여기에서 손실을 먼저 제한 후 일반 투자자들의 원금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출연한 3조원을 활용해 손실의 약 10%를 재정이 우선 보장하고, 나머지에 대해선 재정과 정책금융기관의 협의를 통해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인프라펀드도 시행사나 IB가 GP커밋먼트라고 해서 일단 돈을 넣게 돼 일반 투자자를 보호한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Q8. 기대수익률은 얼마나 되나?
정부는 뉴딜펀드의 수익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당초 3%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왔지만 자본시장법 위법 소지가 있어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은 내놨다. 은성수 위원장은 "정책형 뉴딜펀드는 국고채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1년 만기 예금 이자율은 0.8%고 국고채 3년물은 0.923%, 10년물이 1.539%다.
이 설명도 정책형 펀드에만 해당한다. 정책형 펀드도 편입하는 종류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 될 전망이다. 이외의 민간 뉴딜펀드 등은 펀드를 조성하는 사업자에 따라 각기 다른 수익률을 추구하게 된다.
Q9. 투자기간은 어떻게 되고 장기간 돈이 묶일 가능성은?
인프라 펀드의 투자 기간이 길다는 문제도 있다. 인프라 건설과 투자금 회수까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이같은 점을 고려해 존속기간 5~7년인 인프라펀드도 만들 계획이다.
Q10. 과거 정부에서 주도했던 펀드는 수익률이 얼마나 되나?
정부 주도의 뉴딜펀드 조성계획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정부들이 추진한 관제펀드의 재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만든 '녹색성장펀드'는 한때 33개까지 늘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6개 뿐이다. 1인당 연간 3000만원의 한도에서 배당소득세 비과세 등의 혜택을 줬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녹색성장이 동력을 잃자 빠르게 정리됐다.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통일펀드도 2016년 개성공단 폐쇄를 기점으로 수익률이 급감했다. 박 전 대통령이 1호 가입자로 나선 '청년희망펀드'는 만 3년을 채우지 못하고 2018년 8월 판매가 중단됐다. 이 역시 정권 교체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에 대해 "녹색금융펀드는 투자대상이 너무 제한적이라 어려움이 있었다"며 "뉴딜펀드는 그때보다 투자 범위가 크고, 세제혜택이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