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7년만에 23조원 벌어들인 테슬라 2대주주, 지분율 축소에 주가는 하락

입력 2020-09-03 10:32
수정 2020-12-01 00:01

미국 자동차기업 테슬라의 주요 주주인 영국 투자회사 베일리 기포드가 테슬라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췄다. 전날인 1일 50억달러 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이어 주요 주주의 지분율 축소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2일(현지시간) 또다시 하락했다.

이날 베일리 기포드가 테슬라 지분율을 6.32(6월 기준)%에서 지난달 기준 4.25%로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5.83% 하락한 447.37달러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던 5대 1 액면분할 효과를 거의 반납한 상태다.

베일리 기포드는 “단일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을 제한하는 회사 내부규정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주가의 급등으로 회사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테슬라 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해졌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는 주장이다. 베일리 기포드는 테슬라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테슬라의 주요 주주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테슬라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추가매수하겠다고도 말했다.

베일리 기포드가 테슬라 투자를 시작했던 2013년 초 테슬라 주가는 주당 7달러 미만(액면분할 반영 기준)이었다. 현재 주가 대비 64분의 1 수준이다. 당시 총 투자액은 8900만달러로 추정되며 현재 베일리 기포드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90억달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베일리 기포드가 테슬라 투자로 벌어들인 금액은 170억달러(약 20조원)~200억달러(23조7000억원)일 것으로 분석했다.

베일리 기포드의 설명에도 테슬라 주가가 요동친 이유는 베일리 기포드가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 차지하는 위상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로 베일리 기포드는 테슬라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을 들고 있는 주주였다. 보통 시장에서는 주요 주주의 지분율 축소를 주가가 정점에 올랐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베일리 기포드는 올 상반기에도 테슬라 주식을 일부 처분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은 7.67%였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