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의사 짐 떠안은 간호사 위로"…野 "편가르기 하나"

입력 2020-09-03 01:25
수정 2020-09-03 01:27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말했다. 간호사를 격려하면서 집단파업 중인 의사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대통령이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장시간 사투를 벌이느라 힘들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가”라며 “열악한 근무환경과 가중된 업무 부담에 시달려야 하는 간호사분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간호 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등 간호사분들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일을 찾아 나서겠다”며 “공공병원 간호인력 증원 등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고 했다. 이어 “가수 아이유가 간호사분들을 위해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며 “간호사분들 곁에는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도 덧붙였다.

야권은 문 대통령이 의사와 간호사를 나눠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헌신한 ‘의료진’ 그 짧은 세 음절마저 의사와 간호사로 가르는 대통령”이라며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간호사들에게 명하신 건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아무리 의사들이 파업 중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면 절대 해선 안 될 편가르기”라고 비판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코로나 영웅들까지 이간질하는 태도를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가수 아이유의 팬들도 반박성 해명을 내놨다. 디시인사이드 아이유 갤러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이유는 지난 2월 대한의사협회에도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을 기증했다”며 “대통령께서 아이유의 선행을 높이 사 주신 점에 대해서는 황공할 따름이지만 간호사에게만 기부한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들이 있을 듯해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