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4개월 만에 반등한 가운데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급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특히 LG화학은 무려 171%에 달하는 성장률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5GWh로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했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4개월간 역성장 하다가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로 중국과 미국, 유럽시장 모두 증가한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3사를 필두로 다수 업체들이 급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특히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 7월 2.8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71.5%나 증가했다. 점유율도 11.9%에서 26.8%로 2배 이상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1위를 달렸다.
삼성SDI는 전년 동월 대비 142.4% 성장한 0.8GWh를 기록하며 4위(점유율 7.3%)를 차지했고 SK이노베이션은 183.3% 증가한 0.5GWh로 6위(4.5%)에 올랐다.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한국 3사의 올해 누적(1~7월) 시장점유율은 LG화학 25.1%, 삼성SDI 6.4%, SK이노베이션 4.1%다. 합산하면 35.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9%에서 두 배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업체들의 호조는 각 사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은 테슬라 모델3(중국산)·르노 조에·포르쉐 타이칸 EV(전기차) 등의 호조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포드 쿠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BMW 330e 등의 판매 증가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기아 니로 EV 및 소울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가 있었다.
반면 2위 CATL과 3위 파나소닉을 비롯한 대다수 일본계 및 중국계 주요 업체가 성장률 감소를 보였다. CATL은 -25.5%, 파나소닉은 -30.9%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일본계는 파나소닉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전체 점유율이 내려갔다. 중국계 역시 CATL·BYD·궈시안의 감소율이 시장 평균을 상회해 점유율이 떨어졌다. AESC와 CALB가 이를 다소 만회했음에도 전체 점유율 합계는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SNE리서치는 "한국계 3사가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기초 경쟁력 강화 및 성장 동력 점검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