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 개발한 아이가드 "노트북·스마트폰 액정도 철벽 항균"

입력 2020-09-01 17:13
수정 2020-09-02 00:42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액정에도 항균 기능이 필수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죠.”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노트북 등의 필름 전문 제조업체 아이가드의 이승훈 대표는 “코로나19 시대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가드는 최근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을 개발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요즘 항균제로 많이 쓰이는 구리보다 살균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은(銀)을 배합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옆에서 쳐다보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프라이버시(정보보호) 필름에 항균 기능까지 갖춘 것은 아이가드 제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초창기 전자파 차단 기능에서 시작한 모니터 필름 시장이 프라이버시 기능에 이어 항균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균 기능성 필름은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에 납품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태블릿PC에 이 제품이 함께 제공된다. 아이가드는 스마트폰 액정에 맞는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가드는 일부 시중은행의 요청으로 자동입출금기(ATM)에 맞는 항균 글라스도 개발 중이다. 유리 표면에 항균액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손길이 닿는 ATM에도 항균 기능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키오스크 장비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티앤에스, 에이텍 에이피(ATEC AP) 등 국내 ATM 제조회사 대부분은 이미 아이가드의 모니터 글라스를 쓰고 있다. 금전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노트북 모니터 필름처럼 옆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아이가드는 원래 의료용 모니터 필름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였다. 수술 과정에서 모니터를 쳐다보는 의사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조명 빛의 반사방지(AR)에 특화한 전문 필름이다. 경북 경산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아이가드는 지금도 미국의 스트라이커, 벨기에 바코(BARCO) 등에 연간 3만 장가량의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세계 5위권이다. 이 대표는 “불량률이 0.5%에 불과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에 ‘수출 100만불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가드가 프라이버시 필름 생산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2014년엔 블루라이트 방지 기능을 갖춘 필름도 개발했다. 농협, 우리은행, LG전자, 한국전력 등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이 주요 거래처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인증한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있는 아이가드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반사방지막 제조방법, 유리기관 접합방법 등 특허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