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01일(16:5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온시스템이 목표금액의 세 배가 넘는 투자수요를 모았다. 최근 실적 악화에도 미래 자동차산업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판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73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14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3년물에 4700억원, 3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1800억원이 들어왔다. 7년물에도 모집액(3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8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동차업황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면서 신용등급(AA-)에도 ‘부정적’ 전망을 달고 있다.
기관들은 험난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한온시스템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갖췄다고 보고 수요예측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2위 공조시스템 업체로 현대·기아자동차뿐만 아니라 포드, 폭스바겐, GM 등 여러 해외 완성차업체들까지 고객으로 두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전기차시장에서도 배터리의 열 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탄탄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기대 이상의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3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제품 제조에 필요한 물품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