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 히말라야 국경지대서 군사 도발"

입력 2020-08-31 17:19
수정 2020-11-29 00:02

인도 정부가 중국과 국경을 두고 분쟁 중인 히말라야 접경지역에서 중국이 지난 주말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3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군은 인도 북부 라다크지역의 판공호(湖) 일대에서 중국군의 도발을 저지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인도 국방부는 “지난 29일에서 30일로 넘어가는 밤 중국군이 인도군과 대치하던 중 합의를 어기고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벌였다”며 “중국군이 일방적으로 지상 현황을 바꾸려 하는 시도를 인도군이 막았다”고 발표했다. 인도 국방부는 양측의 구체적인 군사 행동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인도와 중국은 약 3500㎞에 걸쳐 서로 맞닿아 있지만 아직 정확한 국경이 없다. 국경 문제로 1962년 서로 전쟁까지 벌였지만 확정하지 못했다. 중국과 인도는 일단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해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두 나라는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꾸준히 각을 세워왔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동부에 있는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라다크 영유권이 인도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작년엔 인도 정부가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했다.

지난 6월엔 라다크 일대에서 인도군과 중국군간 충돌로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양국군은 라다크 일대 갈완 계곡에서 서로 난투극을 벌였다. 인도 육군은 이 충돌로 자국 군인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양국 군인들이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었다.

이 사건 이후 인도 현지 언론에선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 쇠못이 막힌 몽둥이를 휘둘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관변 매체인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이 “중국군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 회담 등을 열었으나 별 진전이 없었다. 인도 국방부는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군 여단장급 회담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중국과 인도 사이 국경을 둔 긴장이 반세기 이상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